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주전 유격수'가 없다고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KIA 타이거즈 '슈퍼루키' 김도영이 공·수 양면에서 존재감을 폭발시켰다.
김도영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시즌 8차전 원정 맞대결에 유격수,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1볼넷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7-1 승리를 이끌었다.
KIA는 올해 유독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고전하고 있다. LG를 상대로도 마찬가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상대 전적은 2승 5패에 불과했다. 김종국 감독은 경기에 앞서 "첫 단추부터 잘못됐다"고 호탕하게 웃어넘기면서도 "총력전을 해서 상대 연승을 끊겠다. LG와 세 경기는 포스트시즌이라 생각하고 올인 하겠다"고 다짐했다.
최근 타격감이나 팀 분위기가 좋아졌지만, KIA 입장에서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다. 바로 박찬호의 이탈. 이날 경기에 앞서 KIA는 박찬호를 1군에서 말소했다. 박찬호가 목과 등에 담 증세를 느꼈기 때문. 하지만 KIA는 박찬호의 공백을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김종국 감독은 "우리에게는 김도영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령탑의 자신감에는 근거가 있었다. 김도영이 7월 7경기에서 타율 0.333, 최근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좋은 타격감을 뽐내고 있었기 때문. 그리고 김도영이 제대로 사고(?)를 쳤다.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7연승을 질주하고 있던 LG를 무너뜨렸다.
김도영의 활약은 첫 타석부터 시작됐다. 김도영은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LG 선발 이민호를 상대로 볼넷을 얻어냈다. 이후 김도영은 1루 베이스에서 폭넓은 리드를 가져가며 이민호의 신경을 긁었고, 견제 실책까지 유도하며 팀에 기회를 안겼다.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과 연결되지 않았지만, 컨디션이 나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김도영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이민호를 상대로 안타를 뽑아내며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김도영은 나성범의 안타에 2루 베이스를 밟았고, 황대인의 적시타에 홈을 파고들어 득점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KIA는 김도영이 튼 물꼬를 바탕으로 3회에만 무려 3점을 뽑아내며 분위기를 장악했다.
절정의 타격감은 4회에 폭발했다. 김도영은 4회초 1사 1, 2루 득점권 찬스의 세 번째 타석에서 이민호의 초구 142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겼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형성된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방망이를 떠남과 동시에 홈런이라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고, 김도영도 1루 베이스를 밟기 전에 주먹을 쥐고 포효하며 기쁨을 표현했다.
김도영은 이후 타석에서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앞선 세 번의 타석에서의 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기에는 충분했다. LG의 연승 행진에 브레이크를 걸겠다던 김종국의 감독의 바람대로 KIA는 김도영의 활약을 앞세워 4연승을 질주했다.
시범경기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신인왕' 유력 후보로 불렸던 김도영은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김종국 감독이 공언한 대로 박찬호의 공백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한 '주인공'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KIA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KIA 김도영이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4회초 1사 1.2루서 3점홈런을 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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