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시범경기가 끝난 시점에서 '신인왕'은 '슈퍼루키' 김도영(KIA 타이거즈)로 굳혀지는 듯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 1군 무대의 벽은 높았다. 하지만 아직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일 수도 있다.
KIA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주전 유격수' 박찬호를 1군에서 말소했다. 김종국 감독이 "총력전을 해서 상대(LG)의 연승을 끊겠다. LG와 세 경기는 포스트시즌이라는 생각하고 올인을 하겠다"고 예고했지만, 담 증세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박찬호의 이탈은 분명 치명적이었다.
사령탑이 박찬호의 공백을 걱정조차 하지 않고, 목소리를 높인데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슈퍼루키' 김도영의 존재 때문이었다. 김종국 감독은 "우리에게는 김도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김도영은 4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김도영은 첫 타석에서부터 볼넷을 얻어냈고, 누상에서 상대 마운드를 괴롭히는 영리한 플레이를 펼쳤다. 그리고 두 번째 타석에서 첫 안타를 뽑아내면서 6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고, 득점에 기여했다.
좋은 타격감은 세 번째 타석에서 폭발했다. 김도영은 4-0으로 앞선 4회 1사 1, 2루의 찬스에서 LG 선발 이민호의 빠른 볼에 힘껏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방망이에서 떠남과 동시에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였고, 김도영은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김도영의 활약에 KIA는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4연승을 질주했다.
사실 김도영은 데뷔 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제2의 이종범'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고, 입단과 동시에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서는 타율 0.432로 전체 1위에 오르며 큰 충격을 안겼다. 144경기 페넌트레이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신인왕은 김도영의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될 정도였다.
너무나도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았던 탓일까. 정규시즌이 시작된 후 김도영에게서 시범경기 때의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4월 한 달간 많은 기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5안타 1홈런 4타점 타율 0.179로 허덕였다. 하지만 조금씩 경험을 쌓으면서 반등하는 모습이다.
부진에 배경에는 '타격폼'이 있었다. 김도영은 "4~6월에는 타격폼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도영은 5월 타율 0.243, 6월 0.231로 조금씩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더니 7월에는 타율 0.360으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이제는 폼이 자신의 것으로 정착이 됐다.
소소한 것부터 만족감을 얻으면서 성장하는 김도영이다. 그는 "지금은 내 타격폼을 찾았고, 성적이 괜찮게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중요한 상황에서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잘 치는 것은 아니지만, 매일 하나씩 치고 있으니 만족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국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슈퍼루키'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사령탑은 "김도영이 홈런과 안타를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경기를 거듭하면서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다"고 루키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KIA는 지난해 58승 10무 76패 리그 9위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올 시즌 42승 1무 39패로 리그 5위에 올라있다. 겨우내 전력 보강이 빛을 발하고 있지만, 김도영과 같은 선수들이 등장한 것도 큰 몫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후반기가 남아있다. 신인왕 레이스의 판도가 바뀔 여지가 있다는 것. 자신만의 타격폼을 완전히 습득한 김도영이 앞으로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KIA 김도영이 1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4회초 1사 1.2루서 3점홈런을 친 뒤 포효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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