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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지난 10일 오전 일본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는 모습. /AFPBBNews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총격범이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할아버지 토지를 마음대로 팔아 종교단체에 쏟아 부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의 기부액수가 총 1억엔(한화 약 9억5300만원)에 달한다는 현지 언론 보도도 나왔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일본 요미우리TV 등은 13일(현지시간) 수사 관계자를 인용해 총격범 야마가미 데쓰야(41)의 진술 내용을 보도했다.
매체는 야마가미가 조사 과정에서 특정 종교단체에 앙심을 품게 된 경위를 상세히 얘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야마가미는 또 경찰에 아베 전 총리를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것에 대해 “(아베 외조부인)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가 특정 종교단체와 관계가 있어 아베 전 총리도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종교단체에 대한 앙심 때문에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에게 살의를 품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야마가미 어머니가 믿었던 특정 종교단체가 통일교회라고 보도하고 있다.
일본 주간지 겐다이비즈니스는 야마가미 자택에서 압수된 노트에서 아베 전 총리와 통일교에 대한 원망이 담긴 글이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앞서 1998년쯤 통일교를 믿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야마가미 할아버지로부터 토지와 단독 주택을 상속 받았는데 1998년 10월 토지와 자택을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야마가미 어머니가 매각한 토지와 자택의 가치는 약 5000만엔 상당(약 4억7600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마가미 어머니는 2002년 8월 21일 파산선고를 받았다.
야마가미 어머니가 파산선고를 받을 때 가족은 집세 월 7만엔 가량 임대 아파트에서 거주했다. 야마가미는 동창생 등에게 종교 활동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해왔다고 한다.
통일교의 전 신자는 야마가미의 어머니에 대해 “어머니가 열심히 종교를 믿고 활동해왔다. 근처 사람에게도 ‘마음이 더러워지면 안 된다’며 종교를 권유했다”고 말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어머니가 종교 단체에 헌금한 총액이 1억엔에 달하며 이 같은 정황을 수사 당국도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요미우리는 사건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다만 통일교 측은 헌금 액수에 대한 요미우리신문의 질의에 “(금액은) 이쪽에서 발표할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2019년 한국의 통일교 지도자가 일본에 방문했을 때 화염병을 들고 덮치려 했지만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해 할 수 없었다”고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통일교 측은 야마가미 모친이 통일교 신자인 것은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헌금 액수는 밝히지 않고 있다. 헌금에 대한 강요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다나카 도미히로 일본 통일교 회장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모친이) 고액 헌금을 한 적도 있지만 본인 의사에 따른 것이고 할당량이 있었던 게 아니다”라고 했다. 또 “모친이 파산한 사실을 알고 있고, 고액 헌금을 요구한 기록도 없다”고 밝혔다.
다나카 회장은 “용의자의 범행 동기나 헌금 문제와 관련해선 현재 경찰 수사 중이므로 언급은 피하겠다”며 경찰의 요청이 있을 경우 전면적으로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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