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63억원 트리오를 참 잘 샀다.
KIA가 2022시즌 전반기를 42승40패1무, 승률 0.512에 5위로 마쳤다. 뉴 타이거즈의 원년을 선언하며 우승에 도전하는 시즌이다. 선두 SSG에 무려 14.5경기 뒤졌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의 늪에서 벗어날 계기를 마련한 것에 만족한 전반기였다.
사실 악재가 많았다. 션 놀린, 로니 윌리엄스의 처절한 실패에 한승혁의 반짝 활약, 이의리의 기복 등이 맞물려 선발진의 힘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떨어졌다. 5월에 타오른 타선은 6월 시작과 함께 꺼졌다. 최고 외국인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불의의 코뼈 부상, FA 통산 147억원 사나이 최형우의 부진이 특히 뼈 아팠다.
그럼에도 KIA가 5위를 지키는 건 ‘263억원 트리오’ 나성범(6년 150억원), 양현종(4년 103억원), 박동원(키움에 10억원 지불)의 지분이 크다. 세 사람은 뉴 타이거즈 체제에서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이다. 양현종은 2년만의 복귀지만, 나성범과 박동원을 영입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사연이 많이 소개됐다.
생각해보자. 장정석 단장이 작년 겨울부터 FA와 트레이드 시장에서 이들을 영입하지 않았다면 전반기를 마친 KIA의 성적표는 어땠을까. 단정할 수 없지만, 하위권이라고 봐야 한다. 냉정히 볼 때 세 사람 없는 KIA가 6~7위 롯데와 두산보다 낫다고 볼 수 없다.
나성범은 83경기에 모두 나섰다. 315타수 97안타 타율 0.308 12홈런 56타점 51득점 4도루 OPS 0.922 득점권타율 0.313이다. 출루율 3위(0.408), OPS 4위(0.922), 타점 및 장타율(0.514) 7위, 홈런 9위. 찬스에서 해결도 해주면서 연결에도 능한 완성형 타자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타격 WAR 3위(4.04), 전체 WAR 8위(3.99), 조정득점생산력 3위(163.1), 가중출루율 3위(0.415), 승리확률기여도 3위(2.47). 이런 타자가 없었다면 중심타선의 위력은 말할 것도 없고 타선의 시너지도 크게 약화될 게 확실하다.
양현종은 18경기서 8승4패 평균자책점 2.97. 피안타율 0.231에 WHIP 1.12다. 퀄리티스타트는 12회. 톱10에 드는 분야는 없지만, 여러 이유로 선발진이 크게 흔들린 전반기에 양현종이 없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타이거즈 마운드의 정신적 지주이며, 여전히 계산이 되는 투수다. 양현종이 등판하면 불펜 투수를 아낄 수 있다.
박동원은 68경기서 218타수 50안타 타율 0.229 9홈런 30타점 29득점 OPS 0.746 득점권타율 0.250. KIA는 안방을 업그레이드하면서 20홈런이 가능한 박동원으로 우타 파워까지 보강하려고 했다. 실제 KIA 이적 후 일발장타력을 보여줬다.
오히려 수비에서 효율이 높다. WAA 포수 1위(0.579), 블로킹 능력을 나타내는 PASS/9 3위(0.370), 도루저지율 3위(46%). 타격에서 좀 더 생산력을 내면 좋지만, 공수겸장 포수라는 게 성적으로 확인됐다.
투타의 기둥이 새롭게 세워졌고, 고질적 약점을 메웠으나 5위다. 기둥을 받치는 철골들의 영양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263억원 트리오는 비교적 애버리지가 확실한 선수들이라서 후반기에 갑자기 크게 부진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KIA는 이들이 중심을 잡을 때 리빌딩과 성적을 동시에 잡아야 한다. 후반기에 기둥을 받치는 선수들이 각성하면 순위상승도 꿈은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 뉴 타이거즈의 원년은 중위권에 만족해야 할 수도 있다.
[위에서부터 나성범, 양현종, 박동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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