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작년 2위는 신기루였나.
삼성이 처참하게 무너진다. 14일 수원 KT전서 0-1로 졌다. 11연패 기간 무려 10실점할 정도로 마운드가 무너졌다. 14일 경기서는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7이닝을 버티고 불안한 불펜 가동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정작 타선이 KT 토종에이스 고영표에게 꽉 막혔다. 구단 창단 최다 11연패. 투타 언밸런스가 극심하다.
이젠 근본적인 부진 원인을 살펴봐야 한다. 일단 타격보다 마운드, 특히 불펜이 안 좋은 건 팩트다. 15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4.46으로 9위, 불펜 평균자책점은 5.04로 최하위다. 유일한 불펜 평균자책점 5점대.
주요 불펜투수들은 마무리 오승환(3.90), 사이드암 우규민(1.69)을 제외하면 4~7점대 평균자책점이다. 대부분 정규시즌 2위에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작년보다 개인성적이 떨어졌다. 3년 정도는 꾸준히 비슷한 성적을 올려야 애버리지로 인정받지만, 삼성 주요투수들의 작년 성적을 애버리지로 보기 어렵다.
78실책으로 최다 실책 2위도 발목을 잡는다. 실책으로 수비시간이 길어지고, 투수들은 부담스러워지며, 해당 야수는 타격까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장기레이스의 기본과도 같은 마운드와 수비가 흔들리니 8위로 추락하는 건 당연하다.
타선의 경우 기본적으로 구자욱, 김지찬, 김상수 등 부상자가 많다. 김동엽은 극심한 부진으로 사라진 케이스다. 강민호와 이원석은 FA 계약자 답지 않게 2할대 초반의 타율이다. 자연스럽게 호세 피렐라와 오재일에 대한 집중견제가 이뤄졌다. 뉴 페이스 김현준이 분전하지만, 김현준 홀로 삼성을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박해민(LG) 공백은 여전하다.
삼성은 2015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하면서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 4연패, 페넌트레이스 5연패라는 화려한 역사를 마감했다. 이후 암흑기에 들어섰다. 2010년대 초반 멤버들이 국가대표급이었기에 사실상 강제 리빌딩을 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연속 가을잔치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 2021년 페넌트레이스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강제 리빌딩 시절 얻은 멤버들과 외부 FA 투자효과가 시너지를 냈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호세 피렐라는 작년에도 리그 최상위급 투수와 타자였다.
하지만, 작년의 2위가 삼성의 애버리지가 아니라는 걸 올해 증명한다. 팀 자체의 애버리지가 상위권으로 인정을 받으려면 3년 이상 가을야구를 꾸준히 해야 한다. 아직은 그럴 만한 힘이 없다는 게 이번 11연패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결국 삼성은 뉴 페이스를 발굴하고 기존 멤버들과 시너지를 내는 작업을 멈추면 안 된다. 그러면서 개개인과 팀의 애버리지를 쌓는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 기존 멤버들의 부상과 부진에 동력이 떨어졌다면, 그 또한 플랜 B~C의 애버리지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더 디테일하게 파고 들면 선수육성 및 관리 시스템까지 점검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어떻게 보면 삼성의 암흑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프런트, 코칭스태프, 선수 개개인 모두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급기야 허삼영 감독의 거취 이슈까지 불거지는 형국이다. 다만, 허 감독이 경질되든 안 되든 남아있는 구성원들이 본질을 해결해야 한다는 숙제는 변하지 않는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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