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산전수전을 모두 겪을 정도로 다사다난한 야구 인생을 보낸 이대호(롯데 자이언츠)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무뚝뚝한 '부산싸나이'가 수많은 팬들 앞에서 눈물을 쏟아낸 이유는 무엇일까.
KBO는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올스타전에서 이대호의 '은퇴투어' 시작을 알렸다. 이승엽 KBO 홍보대사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이대호의 은퇴투어에 KBO는 많은 공을 들인 듯했다.
KBO는 올스타전 5회말이 끝난 뒤 클리닝타임을 활용해 이대호의 은퇴투어 행사를 진행했다. KBO는 이대호에게 실제 사직구장에서 사용된 1루 베이스와 흙이 담긴 특별한 액자를 선물했다. 액자에는 경남고 시절의 이대호를 시작으로 롯데 자이언츠, 소프트뱅크 호크스, 시애틀 매리너스, 국가대표 시절의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었다.
KBO는 "이대호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현재까지 야구 선수로 활약한 모습을 부산과 사직구장을 배경으로 하나의 일러스트로 담아냈다"며 "이대호가 22시즌 동안 KBO리그 및 한국 야구 발전에 공헌하고 헌신해 준 것에 대한 고마움과 존중을 담은 특별 선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액자에는 이대호가 활약했던 구단과 주요 기록도 함께 수록됐다.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이대호는 선물을 받고 허구연 KBO 총재, 이승엽 홍보대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담담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아내의 메시지를 들은 뒤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과정에서 이대호가 울먹이기 시작했다.
은퇴를 앞두고 언론 인터뷰를 가질 때마다 "나이를 먹으니 눈물이 자주 난다", "울컥울컥한다"는 말을 달고 다녔던 이대호의 눈가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렀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승 우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와 WBSC 프리미어12에서 우승을 차지하던 순간에도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다. 이대호의 아내는 남편의 흐르는 눈물을 닦아 주기도 했다.
이대호가 눈물을 흘린 이유는 아내와 팬들 때문이었다. 올스타전이 끝난 뒤 이대호는 "야구장을 가득 채운 관중들이 내 이름을 부르는데, 아내가 울면서 그라운드로 나오더라. 그 모습을 보니 왈칵 눈물이 나왔다"고 눈물을 쏟은 배경을 밝히며 "올해 처음으로 운 것 같다.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을 안고 돌아간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대호의 은퇴 소식에 전 세계 각국에서도 메시지가 전달됐다. KBO는 롯데 '캡틴' 전준우를 시작으로 오 사다하루(왕정치)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타격 달인' 야나기타 유키(소프트뱅크), 제리 로이스터 前 롯데 감독, 양상문 前 롯데 감독 등의 축하 메시지를 준비했다.
이대호는 열띤 응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KBO가 준비한 축하 메시지 영상을 본 뒤 이대호는 1루와 3루, 백네트에 위치한 팬들에게 '큰절'을 올린 뒤 모자를 벗고 허리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올스타전이 끝난 후 10개 구단 선수들은 이대호를 헹가래치며 축하의 뜻을 전했다.
KBO가 스타트를 끊은 이대호의 은퇴투어는 후반기 본격 시작된다. 가장 먼저 바통을 이어받는 팀은 두산 베어스. 이대호는 오는 7월 26~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3연전에서 10개 구단으로 이어지는 첫 은퇴투어를 실시한다.
[롯데 이대호가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에서 진행된 은퇴투어 행사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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