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파라솔 같은 존재죠.”
키움 간판타자 이정후의 야구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은 당연히 아버지 이종범 LG 2군 감독이다. 그렇다면 아버지 다음으로 이정후에게 가장 큰 울림을 준 사람은 누구일까. 예상대로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이다.
이정후는 2017년 1차 지명으로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2014년 2차 3라운드 29순위로 입단한 3년 선배 김하성을 유독 잘 따랐다. 초~중~고교에서의 접점은 없었지만, 두 사람은 입단하자마자 히어로즈의 대표 영건으로 자리매김하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실제 이정후는 미디어 인터뷰에서 김하성 얘기가 나올 때마다 고마움을 잊지 않는다. 이정후 특유의 긍정적인 마인드 역시 김하성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이다. 김하성은 3년 후배 이정후의 프로 적응에 아낌없이 도움을 줬다.
이정후는 지난 16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하성이 형은 거의 제 은인이죠”라고 했다. 그러면서 “입단한 스무살 때, 프로가 뭐가 뭔지 잘 모를 때였다. 그럴 때마다 하성이 형이 일일이 다 알려줬다. 내가 무슨 실수를 해도 뒤에서 좋게 얘기해줬다”라고 했다.
김하성도 아직 20대 중반의 젊은 선수다. 빼어난 야구 실력뿐 아니라 리더 기질도 충만한 선수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박병호(KT)를 잇는 키움의 덕아웃 리더가 될 만한 자질이 충분했다. 실제 연차가 쌓이고 매년 고참이 조금씩 빠져나가면서 자연스럽게 팀의 기둥 역할을 했다. 이정후는 그런 김하성을 바라보며 ‘선배의 정석’을 익혔다.
이정후는 김하성을 두고 “파라솔 같은 존재”라고 했다. 파라솔 아래에서 팬 사인회를 진행할 때라서 그런 말이 나왔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이정후에게 김하성은 더위와 비를 모두 막아주는 든든한 존재였다. 두 사람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여전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한다. 김하성은 이정후의 올스타전용 레게머리를 두고 "적당히 해라"고 했다.
“이제 이정후가 키움에서 파라솔 같은 존재”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정후가 말없이 웃었다. 실제 키움 저연차 선수들과 간혹 인터뷰를 하면 이정후에 대한 고마움을 표하는 코멘트가 종종 나온다. 이정후는 김하성에게 받은 관심과 사랑을 후배들에게 똑같이, 아낌없이 실천한다.
홍원기 감독은 덕아웃에선 최고참 이용규, 그라운드에선 이정후가 기둥이라고 단언한다. 그러나 이용규는 전반기에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된 시기도 짧지 않았다. 이정후가 전반기 내내 덕아웃에서 기둥 노릇을 했다고 하면 무리가 있다. 그러나 키움이 전반기에 예상 외로 고공비행 한 건 이정후 특유의 ‘긍정적 에너지’ 발산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이정후는 아직 6년차지만, 키움은 6년차 이하, 혹은 이정후보다 1군 커리어가 짧은 선수가 수두룩하다.
다른 팀들도 그렇지만, 키움 젊은 선수들은 유독 긍정적이고 자신감이 넘친다. 올 시즌을 충실히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선수들의 응집력이 높아졌고, 간판스타 이정후의 영향력까지 결합된 결과다. 알고 보면 이정후가 키움 젊은 선수들의 파라솔이다.
[이정후와 김하성(위, 가운데), 이정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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