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갑자기 들려온 백업 포수의 은퇴 소식에 LG가 바빠졌다. 백업이라지만 포수가 시즌 중 전력에서 이탈한다는 건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LG가 우승이라는 숙원사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있다. 에이스급 국내 선발투수의 부재만큼이나 유강남 다음의 젊은 포수 뎁스가 약하다는 약점을 극복해야 한다.
LG는 지난겨울 FA 박해민을 영입하면서 보상 선수로 포수 김재성을 삼성으로 떠나보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이탈이었다. LG는 김재성을 2015년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을 할 정도로 장기적으로 키우고 있는 포수였다. 2번 포수를 잃은 LG는 베테랑 허도환을 영입하며 공백을 최소화했다. 박재욱이 성장할 동안 허도환의 경험으로 유강남 뒤를 받칠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난주 또 다른 젊은 포수 기대주 박재욱이 갑자기 은퇴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선수의 뜻을 받아들여 임의해지를 신청했다.
당장 백업 포수가 부족했던 LG는 육성 선수였던 군필 유망주 김기연을 정식선수 전환과 동시에 1군에 등록했다. 김기연은 2016년 2차 4라운드 전체 34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1군 경험이 두경기에 불가한 포수다. 하지만 LG는 김기연의 빠른 성장이 절실한 상황이 되었고 그의 성장을 돕기 위해 조인성 배터리 코치가 특명을 받고 일대일 지도를 시작했다
지난 14일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열렸던 서울 잠실야구장에 이른 시간부터 기합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마치 중고등학교 야구부 훈련을 보듯 쩌렁쩌렁한 목소리였다.
34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위 속에 무거운 포수 장비를 착용하고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하던 선수는 LG 포수 김기연이었다. 훈련에 임하던 김기연의 표정은 간절했고 눈빛에서는 할 수 있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동료 선수들도 그의 열정적인 훈련을 지켜보며 응원했다.
한편 LG는 유강남이라는 뛰어난 포수가 있지만 주전 포수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팀이다. 유강남은 전반기 80경기에 출전해 6223⅔ 이닝 동안 마스크를 썼다. 선발 출전도 71경기나 된다. 올 시즌 500이닝을 넘긴 포수는 키움 이지영, 두산 박세혁도 있지만 유강남의 이닝수와는 차이가 크다. 최근 3년 동안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하는 포수가 유강남이다.
포수는 체력적 부담이 가장 큰 포지션으로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 우승이라는 길고 험난한 길을 헤쳐나가려면 백업 포수가 중요하다. 허도환이라는 베테랑이 있지만 LG는 세 번째 포수가 없다. 누구 하나 부상이라도 당하면 팀 전체가 흔들릴 수가 있다. 그라운드의 지휘관, 안방마님이라는 불리는 포수가 안정되어야 LG가 그토록 바라는 28년 만에 우승이 가능하다.
[첫 1군 등록 후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김기연.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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