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대안이 없다"
서울시는 오는 8월 10~14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을 중심으로 서울 전역에서 '서울페스타 2022'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핵심은 '2022 서울 E-프리'의 세계 최대 전기차 경주대회다. 서울 E-프리는 8월 13~14일 이틀간 잠실종합운동장 일대에서 열린다.
서울 E-프리 대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분명 반가운 소식이다. 전세계 각국에 서울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자, 경제적인 효과도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 E-프리 개최가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 이들도 있다. 바로 프로야구 팬들이다.
서울 E-프리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잠실종합운동장 일대로 트랙 설치가 불가피하다. 행사가 진행되는 기간 동안 잠실종합운동장의 주차가 불가능하다. 이미 잠실종합운동장은 지난 18일부터 주차 통제가 시작됐다. 이는 오는 8월 31일까지 이어진다.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야구를 '직관'하기 위해서는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강제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 상황이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혀 있는데, 자가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KBO리그가 인기를 되찾는 과정 속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시기적으로도 자가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 아쉽다. 최근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면서 재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무려 7만명을 넘어섰다. 확진을 피하기 위해서는 대중교통보다는 자가 차량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서울시는 대중교통 이용을 강제화하고 있다.
서울 E-프리 대회 개최가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다. 큰 대회를 진행하는 동안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조차 하지 않는 서울시의 문제가 가장 크다. 마땅한 대안도 없는 상황이다. 한 달 이상의 기간 동안 불편을 감수해라는 것이다.
19일 서울시 관계자는 자신의 사례를 예로 "야구장을 찾을 때 자가 차량을 이용해 본 적이 없다"고 일반화하며 팬들의 주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묻자 "마땅한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팬들의 불편함은 안중에도 없는 셈이다. 몇 년 전부터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서울 E-프리가 열린다는 것이 정해져 있던 만큼 배려가 부족한 것은 분명한 아쉬움이다. 오세훈 서울 시장이 최근 잠실구장을 방문해 허구연 KBO 총재와 만남을 가진 것이 '정치적 쇼'였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서울시가 나서서 해결할 의지가 없다면, 이제는 총재가 나서야 한다. 허구연 총재는 총재직을 맡는 과정에서 '팬 퍼스트'와 함께 프로야구가 인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근 치열한 순위권 다툼이 벌어지면서 프로야구는 과거의 인기를 되찾는 과정 속에 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할 상황에 팬들의 불편함은 흥행적인 요소에 분명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허구연 총재는 "가장 중요한 것은 팬"이라며 "지자체가 왜 자꾸 갑질을 하는지 모르겠다", "프로야구가 심하게 표현하면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서 있는 한 해라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팬을 위한 서비스를 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지금이 팬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설 때다.
[허구연 KBO 총재.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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