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기적의 레이스? 드라마가 시작된다.
SSG 120억원 재활듀오가 후반기에 본격 가동된다. 문승원이 이미 10일 대구 삼성전서 1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하며 복귀를 알렸다. 박종훈은 19일 파주 챌린저스와의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4⅔이닝 5탈삼진 1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했다.
두 사람은 작년 6월 나란히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재활에 들어갔다. 강화에서 1년간 성실하게 재활해왔고, 마침내 본격적인 실전 레이스를 앞뒀다. 본래 박종훈이 문승원보다 재활 페이스가 살짝 빨랐지만, 가벼운 어깨통증이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재활 과정에서 크고 작은 통증으로 어려움을 겪은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재활 일정을 크게 변동하거나 완전히 과거의 단계로 돌아가야 할 정도의 어려움은 없었다. 토미 존 수술의 재활과 복귀가 보통 1년~1년 반이라는 걸 감안하면, 두 사람은 1군에 빨리 돌아온 것이다.
이제 두 사람의 건강한 시즌 완주 및 두 사람이 SSG 마운드에 실제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 우선 문승원은 올 시즌에는 불펜으로 변신한다. 복귀전은 여유 있는 상황에 나섰다.
결국 중요한 시점에서 1이닝을 막는 셋업맨이 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스코어가 벌어진 상황에서만 나가는 건 전력에 실질적으로 보탬은 안 된다. 어차피 추격조를 맡을 투수는 많다. 문승원이라면 서동민, 김택형과 함께 마무리 서진용으로 가는 승리공식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실질적으로 불펜으로 돌린 효과를 볼 수 있다.
문승원의 기량만 보면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단, 재활을 막 마치고 돌아온 투수라서 무리하게 기용할 수 없는 현실은 감안해야 한다. 연투가 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활용에 제약이 따른다면 후반기에 돌아올 고효준 등 기존 불펜들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
박종훈은 투구 스타일상 선발 고정이다. 때문에 김원형 감독은 기존 선발투수들 중 한 명을 불펜으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 새 외국인투수 손 모리만도도 합류하기 때문에 선발진이 과포화 상태다. 사실 전반기 내내 SSG 토종 선발진은 잘 돌아갔다. 이태양~노경은~오원석 중 한 명을 빼고 박종훈이 들어가서 전반기만큼 생산력이 나오는지 지켜봐야 한다.
박종훈은 파주전서 패스트볼 최고 132km를 찍었다. 조웅천 코치는 구위와 커맨드 모두 합격점을 내렸다. 등판 후 팔 상태가 좋다는 후문이다. 문승원과 마찬가지로 실전을 통해 구위를 올리고 적응할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김 감독은 전반기에도 문승원과 박종훈의 올 시즌에 큰 미련을 갖지 않았다. 재활 후 돌아오는 것과, 예전의 기량을 발휘하는 건 카테고리가 다르다.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곧바로 예전 기량을 보여주는 투수는 많지 않다. 김 감독이 문승원과 박종훈의 활용법을 마련해도 막상 두 사람이 실질적으로 보탬이 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물론 적어도 뎁스 보강 차원에선 긍정적이다.
과거를 돌아봐도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시즌 중반에 돌아온 케이스는 거의 없었다. 구단이 미리 시즌 전에 운영 계획을 짜면서 토미 존 수술을 받을 선수를 빼놓는 경우가 많다. 키움 이영준처럼 재활을 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시즌 중반에 수술을 택하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인 케이스는 아니다. 박종훈과 문승원의 이탈과 복귀 역시 일반적인 프로세스는 아니다.
사실 SSG로선 박종훈과 문승원 없이도 전반기 압도적 1위를 달성했다. 후반기에도 모리만도만 연착륙하면 마운드 운용에 큰 부족함은 없다. 때문에 철저히 박종훈과 문승원을 보너스로 여길 수 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팀에 보탬이 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실제로 대권으로 가는 특정 길목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면 SSG로선 최상의 시나리오가 완성된다. 어쩌면 기적의 레이스, 혹은 드라마를 준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박종훈과 문승원에게도 야구인생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찾아왔다. 물론 그들의 종착역은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박종훈(위), 문승원(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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