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한 경기 두 번의 등판, 위기일 때 언제든 절 찾으세요.
2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는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16강 충암고와 서울고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은 초고교급 투수 서울고 김서현과 충암고 윤영철의 맞대결로 관심이 쏠렸다.
충암고 선발투수 변건우가 1⅔이닝 2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흔들리자 윤영철이 팀을 구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4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런데 8회말 충암고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내야 안타와 실책으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자 이영복 감독은 팀의 에이스 윤영철을 다시 호출했다. 그러자 윤영철이 외야에서 선글라스를 벗으며 뛰어왔다. 4이닝 무실점 투구를 마친 뒤 좌익수로 포지션을 옮겼던 것이었다. 고교 야구에서 나 볼 수 있는 진풍경이었다. 이렇게 만화 속 주인공처럼 이날 두 번째로 마운드에 올라왔다.
결정적인 위기 때 팀을 구하기 위해 등판하는 야구 만화 속 주인공이 바로 윤영철이었다. 무사 1.2루 위기에서 첫 타자는 서울고 4번 타자 이준서였다. 4번 타자를 3루수 뜬공으로 잡은 뒤 5번 타자 민호성을 삼진 처리하며 순식간에 투아웃을 만들었다. 그리고 6번 타자 김영채까지 내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대량 실점 위기에서 무실점으로 팀을 구했다. 그리고 9회말을 깔끔하게 막으며 충암고를 8강으로 이끌었다.
이날 윤영철의 최고 구속은 143km였지만 낮은 로케이션과 변화무쌍한 피칭으로 서울고 타자들을 손쉽게 요리했다. 특히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탈 고교급 구위로 타자들은 연신 허공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한편 윤영철은 이날 6이닝 동안 2피안타 4사구 2개에 삼진 10개를 잡고 10개 구단 스카우터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140㎞ 중반의 빠른 공과 칼날 같은 제구력은 고교야구에서 적수가 없는 좌완투수 넘버원이었다. 특히 경기를 풀어나가는 경기 운영 능력이 탁월했다. 주자가 있을 때는 삼진을 잡기보다는 변화구로 땅볼 유도하는 모습은 이미 고교야구 수준을 뛰어넘었다.
'흙 속의 진주'를 찾기 위해 집결한 KBO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터들은 이미 윤영철의 이름을 리스트 최상단에 올려놓았을 것이다.
[한 경기 두 번의 등판,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팀 승리를 이끈 충암고 윤영철.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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