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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배우 박해일이 '명량' 최민식에 이어, '한산: 용의 출현'으로 이순신 장군 캐릭터에 도전한 소회를 밝혔다.
박해일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7일 영화 '한산: 용의 출현'(감독 김한민) 개봉을 앞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박해일)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 전쟁 액션 대작. 지난 2014년 무려 1,761만 명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 중인 '명량'(감독 김한민)의 후속작이다.
박해일은 극 중 절대적 수세에 놓인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장군 이순신으로 변신, 열연을 펼쳤다. '명량'에서의 용맹한 모습과는 또 다른 에너제틱하면서도 전쟁에 지침이 없던 시절의 지혜로운 리더 이순신을 진정성 있는 연기력으로 표현했다. 김한민 감독과는 '극락도 살인사건'(2007), '최종병기 활'(2011)에 이어 세 번째로 협업했다.
또한 박해일은 지난달 개봉한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 이후 한 달 만에 신작을 내놓으며 관객들의 관심을 더하고 있다. '헤어질 결심'은 올해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으로, 박해일은 해준 역할을 맡아 서래 역의 탕웨이와 인상 깊은 멜로 케미를 뽐냈다.
이날 박해일은 "'한산'은 최민식 선배님의 '명량'에서 많은 걸 가져왔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명량'의 혜택을 누린 게 아닌가 싶다. '명량'이 먼바다는 아니지만 실제로 바다에 배를 띄워서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더라. 그래서 한 번 배에 타면 나올 수가 없었다더라. 식사 문제, 생리적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을 텐데 '명량'의 모든 출연진, 스태프분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배도 계속 흔들리니까, 효율적이지 않았었다고 감독님께서 말씀하셨었다. 최민식 선배님도 제가 '한산'을 찍는다고 했을 때 '고생 좀 해봐라' 하며 씩 웃어주셨다"라고 전했다.
이어 "촬영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의 제안으로 통영에 있는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제승당에 찾아갔었다. '고생의 시작이구나', 정말 힘든 프로젝트를 맡았다는 생각이 첫 번째였다. 이순신 장군 역할 자체에서 오는 부담감에 너무 조심스럽고 예민해지더라. 그래서 제가 자리를 잡는 게 먼저였고 흥행적인 측면은 생각할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이 캐릭터를 해내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구체적으로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부담이 뭔지도 제대로 잡히지도 않는 그 기분부터 떨쳐내려 했다. 그래야 촬영장에서 한 컷, 한 컷 찍어나갈 수 있겠다 싶었다"라고 남다른 마음가짐을 엿보게 했다.
그는 "이순신 장군을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그렇게 저는 초라해져 가기만 하고, 그 간극을 어떻게 좁히고 채워나가야 하는지도 모르겠더라. 마음 수양부터 하자 싶어 동네 절에 방문하기도 했었다"라며 "그래서 '한산'은 그 어떤 다른 작품보다 마음을 많이 비워내려 했다. 그렇지 않으면 시야가 좁아지고, 욕심들이 생기더라. 전체를 봐야 하는 캐릭터이기에, 마음 옹졸해지며 내 것만 하려는 그런 기분을 가장 경계했다"라고 터놓았다.
그러면서 박해일은 "김한민 감독님이 '한산'을 처음 제안하셨을 때 정말로 '제가요? 제가 왜요? 제가 장군감입니까?' 하고 되물었다. 진심으로, 역으로 물었는데 그 의아함과 당황스러움, 질문을 가졌던 시간들이 지금에 와서 보면 제게 '한산'을 완성하기까지 고민을 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당시 감독님도 제게 '네가 최민식 선배 같은 장군감은 아니다. 용맹스러운 용장은 아니지만, '한산'에서 보여줄 이순신 장군은 지혜로운 장수이자 주도면밀하게 전략을 짜서 수군들과 함께 전투의 압도적인 승리의 쾌감을 보여주는 캐릭터'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만약 최민식 선배님과 결을 똑같이 가져갔다면, 저는 분명 못 해낼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산'의 이순신은 '명량'의 불 같은 면모와 다르게, 제일 차분한 방식으로 감정을 절제하지만 그 속에서 단단함을 보여주고자 했다"라고 밝혔다.
끝으로 박해일은 "'한산'과 '헤어질 결심'은 재밌는 연결고리가 있다. '헤어질 결심' 속 해준이 해군 출신이다. 개봉을 앞둔 '행복의 나라로'도 바다로 가는 이야기인데, 최근 찍은 세 작품 모두가 물과 연관이 있더라. 저라는 배우가 올해는 바다, '물'이다. 참여한 입장에서도 독특한 경험을 했다"라고 짚으며 눈길을 끌었다.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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