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계획과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사실 키움 마운드에 150km대 중반의 위력적인 공을 뿌리는 투수는 에이스 안우진만 있는 게 아니다. ‘9억팔’ 장재영도 150km대 중반의 패스트볼을 쉽게 던진다. 그러나 안우진은 올해 에이스로 우뚝 섰고, 장재영은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없다.
장재영은 2021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9억팔’이라는 별멍으로 보듯 구단의 엄청난 기대를 받고 입단한 초특급 유망주다. 그러나 2년차를 맞이한 현 시점까지 잠재력은 터지지 않았다. 지난해 19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9.17, 올해 14경기서 평균자책점 7.71.
2018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안우진과 같은 고민을 안고 있는 투수다, 공은 빠른데 제구가 안 되고 변화구 품질이 떨어진다. 구단은 지난해 여름 코로나19 휴식기에 장재영에게 2군에서 제구를 잡는 프로그램까지 소화시킬 정도로 총력을 기울였다.
실제 장재영의 사사구 비중은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17⅔이닝 동안 무려 27개의 사사구를 기록했으나 올 시즌에는 14경기서 8사사구에 그쳤다. 그러나 피안타율이 무려 0.371이다. 제구를 잡긴 잡았는데 피안타율은 높아졌다. 실투 비중이 높지 않다면 이 정도의 안타를 내줄 수 없다.
평균구속은 작년보다 약간 상승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장재영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작년 151.0km서 올해 152.1km다. 그러나 이 정도의 패스트볼 스피드로는 타자들을 완벽히 압도하기 어렵다.
롱원기 감독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후반기 대비 훈련을 지휘하면서 “길게 보고 준비 중이다. 2군에서도 보고를 받는데 업&다운이 있다. 인내가 필요하다. 시간이 걸려도 인내해야 한다”라고 했다. 2군에서도 6경기서 1승2패 평균자책점 5.00이다.
홍 감독은 장재영을 선발투수로 본다. 1군에서 추격조로 커리어를 쌓을 투수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는 “못해서 2군에 내려간 건 아니다. 기회가 없다 보니 내려간 것이다”라면서도 “한 단계, 한 단계씩 준비가 돼야 한다”라고 했다.
안우진과의 비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안우진은 2년차이던 2019년 19경기서 7승5패 평균자책점 5.20을 기록했다. 전임 감독(KIA 장정석 단장)이 풀타임 선발로 밀어붙인 첫 시즌이었다. 결국 부상에 발목이 잡힌 뒤 시즌 막판 불펜으로 돌아왔지만, 2018년 포스트시즌 맹활약에 이어 자신의 이름 석자는 확실하게 알린 시즌이었다.
홍 감독은 “장재영도 안우진처럼 선발로 잘 하고 싶은 꿈이 있다면, 본인의 계획과 목표를 구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게 없으면 막연히 본인 생각에만 그치는 것이다. 2군에 내려가기 전 내가 한 얘기를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 구단이 장재영을 착실하게 관리한다. 그러나 장재영 역시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 업그레이드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주문이다. 장재영은 지난 겨울 엄청난 훈련을 소화하며 구단이 말릴 정도로 연습벌레였다. 그러나 성과는 없었고, 좀 더 효율적인 성장, 활용법에 대한 본인과 구단 모두의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느덧 2년차 시즌도 절반 이상이 흘러갔다. 본격적인 순위다툼이 펼쳐지는 후반기다. 장재영이 올 시즌 1군에서 다시 기회를 잡을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장재영.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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