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무기력한 충격의 13연패. 연패는 계속되었고 '푸른눈의 에이스' 뷰캐넌은 부상을 당했다.
기쁠 때보다 힘들고 슬플 때 끝까지 곁을 지켜주는 사람이 진정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삼성팬들은 13연패에 빠진 삼성 선수들을 끝까지 응원하며 위로했다.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3루 원정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한 뒤 축 처진 어깨로 야구장을 빠져나갔다. 야유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인데 관중석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괜찮아요. 힘내세요"라는 격려의 소리였다.
더그아웃에서 이 소리를 들은 뷰캐넌은 그라운드 먼 곳을 바라보며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팀의 에이스로 연패를 끊지 못했다는 자책의 표정이었다.
삼성 뷰캐넌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경기였다.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했지만 3⅔이닝 6피안타 4볼넷 1탈삼진 3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기록만 보면 전혀 자신의 역할을 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유가 있었다. 뷰캐넌은 경기 초반 직구 최고 구속 151km를 찍으며 공격적으로 키움 타선을 상대했다. 하지만 너무 공격적인 투구가 오히려 독이 되었다.
1회 김혜성과 송성문에게 안타를 맞고 2사 1.3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김휘집에게 2타점 3루타를 맞고 출발이 좋지 않았다. 이때 우익수 구자욱의 수비와 중계 플레이가 깔끔하게 이어지지 않으며 3루타가 되었다.
평점심을 되찾고 2회를 소화하던 뷰캐넌에 불운이 찾아왔다. 2사 후 김준완의 땅볼 타구에 반사적으로 오른손을 갖다 댔다가 오른손 엄지에 타박상을 입은 것이다. 글러브가 아닌 맨손으로 잡으려고 했던 게 화근이었다. 통증을 참고 계속 던지려 했지만 오른손 엄지 타박상 이후 구위는 눈에 띄게 떨어졌다.
부상 이후 직구 최고 구속이 142㎞에 그쳤고 제구도 흔들렸다. 키움 타선은 떨어진 구위의 뷰캐넌을 상대로 3회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 득점까지 하며 손쉽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천하의 뷰캐넌도 부상 앞에서는 오래 버틸 수 없었다. 4회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볼넷을 내주고 김준완의 희생번트로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후속 타자 김혜성을 상대로는 직구 구속이 떨어진 상황에서 커터와 체인지업을 섞어가며 유격수 플라이아웃을 잡아냈다. 에이스다운 경기 운영 능력이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삼성 벤치에서는 더 이상 투구가 힘들다고 판단했고 뷰캐넌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뷰캐넌은 아쉬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왔고 엄지손가락을 움직여 보려 했지만 심한 통증으로 표정은 일그러졌다. 통증을 참으면서도 팀을 위해 에이스로의 역할을 다 하려 했지만 자신의 판단 실수로 부상을 당해 팀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마음이 컸다.
교체 뒤 치료를 받은 뷰캐넌의 엄지손가락에는 붕대가 감겨있었고 붕대를 감은 손으로 움켜쥐고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90도 인사를 한 뒤 빠져나가는 그의 표정이 안쓰러웠다.
한편 2020시즌부터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는 뷰캐넌은 데뷔 시즌 15승 기록하며 삼성 에이스로 우뚝 섰다. 지난해에는 더욱 강력한 모습으로 16승 5패 평균 자책점 3.10을 기록하며 리그 최다승을 거뒀다. 이 기록은 삼성 외국인 투수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이었다.
하지만 올 시즌 13연패 기간 동안 너무나 무기력한 모습이다. 13연패 기간 성적이 4경기 4패 평균자책 8.35로 뷰캐넌답지 않았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팬 서비스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선수지만 연패 기간 동안 부진과 불운에 빠진 삼성 에이스 뷰캐넌이다.
[엄지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팀 연패를 끊지 못한 푸른눈의 에이스 뷰캐넌.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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