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윤욱재 기자] '가을남자'의 결단은 확고했다. 키움 외국인타자 야시엘 푸이그(32)가 23일 벤치를 지켜야 했던 까닭이다.
푸이그는 22일 고척 삼성전에서 안일한 플레이를 저질렀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푸이그는 알버트 수아레즈를 상대로 큰 타구를 날렸다. 타구는 펜스를 강타했고 좌익수 호세 피렐라가 이를 잡지 못했다. 웬만한 주력을 가진 타자라면 당연히 2루까지 가야 하는 타구였다.
그러나 푸이그는 홈런을 예감하고 타구를 '감상'하는데 바빴고 막상 타구가 펜스 앞에서 떨어지자 그제서야 뛰기 시작했다. 갑자기 속도를 올리다 보니 스텝이 꼬였는지 1루를 돌다 넘어지기까지 했다. 푸이그는 늦게나마 2루까지 가려고 시도했으나 결국 태그 아웃을 당하고 말았다.
당시 키움이 1-0으로 앞서고 있던 상황. 푸이그가 득점권 찬스를 열었다면, 그리고 키움이 득점에 성공했다면 조금 더 수월한 경기를 진행했을지도 모른다. 이날 키움은 9회말 송성문의 동점홈런으로 기사회생한 뒤 연장 11회말 이지영의 끝내기 안타로 겨우 3-2 승리를 챙겼다.
현역 시절 '가을남자'로 통했던 홍원기 키움 감독은 푸이그의 불성실한 주루 플레이에 칼을 빼들었다. 마침 푸이그가 8회말 공격에서는 2루수 병살타로 고개를 숙이자 9회초 대수비로 박준태를 기용한 것이다. 여기에 다음날인 23일 고척 삼성전에서는 아예 푸이그를 벤치에 눌러 앉혔다.
"푸이그는 감정 기복이 심한 선수다"라는 홍원기 감독은 "전력질주가 기본인데 그런 행동은 맞지 않다고 본다"라고 사실상 푸이그에게 '경고 카드'를 꺼내들었음을 말했다.
'푸이그의 타구가 홈런처럼 보이지 않았냐'는 말에도 "본인만 그렇게 생각했겠죠"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홍원기 감독. 무엇보다 푸이그가 '야생마'라는 별명 답게 전력질주를 모토로 했던 선수였기 때문에 아쉬움은 배가됐다.
홍원기 감독은 "푸이그는 투수 땅볼을 쳐도 전력질주를 했던 선수"라면서 "그때 푸이그가 2루에 나가서 추가 득점을 했으면 더 수월한 경기를 했을텐데 흐름이 막혔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푸이그는 메이저리그 통산 132홈런을 기록한 이력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막상 한국 무대에서는 타율 .246 9홈런 37타점 5도루로 명성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불성실한 플레이까지 보인다면 감독 입장에서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키움 푸이그가 22일 오후 서울 고척동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2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6회말 안타를 친 뒤 2루에서 아웃되고 있다.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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