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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국민의힘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오는 31일부터 서울역과 강릉역을 오가는 KTX 열차 2대가 주말에는 ‘무정차’ 운행으로 바뀌면서, 양평·서원주·평창 등 중간 정차역에서 내릴 수 있던 승객 30%가 열차 이용에서 배제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무정차 열차 도입 뒤에는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여당 실세의 철도 사유화”란 비판이 나온다.
24일 한국철도공사 등을 인용한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철도공사는 31일부터 서울역과 강릉역을 오가는 무정차 열차 2회와 청량리역과 강릉역을 오가는 무정차 열차 2회를 시범운영한다.
눈에 띄는 점은 이 가운데 서울역을 오후 2시1분 출발하는 KTX831과 강릉역을 오전 11시42분 출발하는 KTX832는, 기존 KTX815, KTX812 열차에서 중간 정차역 5개와 4개를 빼버린다는 점이다.
중간 정차역에 내리고 타던 승객은 이 열차 이용 승객의 30%를 차지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철도공사에 요구해 받은 자료를 보면, 이번달 주말(2∼3일, 9∼10일, 16∼17일) KTX815를 탄 승객은 하루 평균 376.7명이고 이 가운데 30.4%인 114.7명이 청량리역(1.3명), 양평역(36.5명), 서원주역(13.3명), 횡성역(23.5명), 평창역(40명)에서 하차했다.
KTX812의 경우 하루 평균 승객 399명 가운데 29.7%인 118.7명이 둔내역(35.7명), 서원주역(15.3명), 양평역(66명), 청량리역(1.7명)에서 승차했다.
이런 상황에서 열차를 돌연 무정차 열차로 바꿈에 따라 승객 불편과 철도공사 수익 하락 우려, 지역 불공정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KTX815를 예로 보면, 오후 2시1분 서울역에서 탑승해 오후 3시34분 평창역에서 내릴 수 있었던 승객은, 31일부터는 기존보다 1시간 앞선 오후 2시36분 평창역 도착 열차(KTX811)나 1시간 늦은 오후 4시39분 도착 열차(KTX845)를 이용해야 한다.
이 열차들이 자신의 일정에 맞지 않으면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밖에 없고, 철도공사로선 정차역 하차 승객을 잃어 수익성이 낮아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수익성 만큼이나 중요한 철도 운영 원칙인 ‘공공성’에도 역행하는 결정이란 지적도 있다.
강릉역 이용 승객의 열차 이용시간 20분 단축(2시간→1시간40분)을 위해 양평, 원주, 횡성, 평창을 여행하려는 승객은 소외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권 대행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KTX 강릉선 무정차 열차 도입 배경에 대해 “그 동안 강원도가 역차별을 받아왔다.
이번 시범운행은 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원주, 평창 등은 강원도가 아니냐”라며 “그 동안 유력 정치인들이 열차를 자신의 지역구에 정차시키는 방식으로 힘자랑을 했다면, 권 대행은 자신의 지역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서 열차를 무정차시켜버리는 더 나쁜 방법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새롭게 투입되는 청량리∼강릉 무정차 열차 2회(KTX855·KTX858)도 수익성과 공공성 논란을 피해갈 수 없다. 한 선로를 하루에 열차가 운행할 수 있는 횟수(선로용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정차 열차 운행은 그만큼 비용 대비 편익이 명확해야 한다.
과거 운행된 적 있는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무정차 열차도 빈 좌석이 많은 채로 운행하게 돼 2015년 폐기된 바 있다.
김선욱 철도노조 정책실장은 “최근 정부가 철도공사의 적자를 문제 삼으며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하고 구조조정을 압박하고 있는데, 정작 여당 실세가 철도의 수익성과 공공성, 승객 편의를 모두 해치는 철도 사유화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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