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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차정현(44·사법연수원 36기) 공수처 검사를 중심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妻家) 관련 의혹에 대한 수사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수처가 출범 1년 반가량 만에 ‘산 권력 수사기관’이라는 정체성을 발휘하기 위해 몸을 풀기 시작한 셈이다. 차 검사는 이석수 초대 특별감찰관실에서 특별감찰과장을 지냈으며 김진욱 공수처장이 지난해 10월 공수처 검사로 영입했다.
25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진욱 공수처장은 윤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등 대통령 처가 관련 의혹들을 집중 검토하고 있다.
당장 구체적인 혐의점을 잡은 건 아니지만, 최근 불거진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 등을 주시하고 있다는 게 김 처장 측근의 전언이다.
공수처에는 이미 관련 의혹에 대한 고발장이 들어와 있는 상태다.
앞서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21일 대통령실 사적 채용 논란과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대통령실의 김대기 비서실장, 이원모 인사비서관, 윤재순 총무비서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전날(20일)에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해서도 고발장을 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초대 특별감찰관실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수사2부(부장검사 김성문) 차정현 검사가 중심에서 윤 대통령 처가 등에 대한 의혹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차 검사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약 3년간 대통령 친인척 등의 비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실 특별감찰과장을 지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8월 이석수 당시 특별감찰관이 우병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감찰하다 백방준 당시 특별감찰관보와 함께 쫓겨나듯이 사퇴한 뒤로는 차 검사가 특별감찰관 직무대행 역할을 수행했다.
차 검사는 2017년 8월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사퇴한 뒤 인사혁신처가 백방준 특별감찰관보 등 7명의 담당관을 퇴직 처리하면서 특별감찰관실은 사실상 기능을 잃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 특별감찰관실은 이 전 특별감찰관 사퇴 이후 문재인 정부 5년을 거쳐 현재까지 사실상 식물 상태로 이름만 지키고 있다.
이처럼 특별감찰관의 장기 공석으로 대통령과 친인척 등에 대한 견제 기능에 공백이 있는 점도 김 처장이 차 검사를 앞세워 윤 대통령 처가 등에 대한 수사를 준비하도록 한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만일 공수처가 특별감찰관실을 대체하는 데 성공한다면 지난해 1월 출범 이래 내내 이어진 정권과의 야합 의혹 등을 잠재울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김 처장은 “공수처가 윤 대통령 처가 등에 대한 수사를 펼치기에는 공수처법상 제약이 많다”라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 대상의 1번은 ‘대통령 및 배우자와 4촌 이내의 친족’이다.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4촌이내 혈족 역시 윤 대통령의 인척으로서 친족에 포함된다.
문제는 공수처가 대통령의 가족을 수사할 경우 뇌물과 같은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한 범죄에 한정된다는 점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수사와 감찰이 엄밀히 서로 다른 행위이기 때문에 공수처와 별도로 특별감찰관실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법무·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감찰은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을 두고 “부디 주변을 잘 살피시고 친인척 관리를 위해 특별감찰관도 조속히 임명 하시라. 꼴사나운 소위 윤핵관들의 행태도 경고하시라”라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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