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부활한 국민거포와 천재타자가 여전히 함께 뛰고 있다면.
쓸데없는 가정, 부질없는 상상을 해보자. 박병호(KT)와 이정후(키움)가 올 시즌 키움에서 여전히 같이 뛰고 있다면 어땠을까. 박병호는 키움에서도 부활했을까. 또 박병호와 이정후의 시너지효과는 어느 정도였을까. 나아가 키움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두 팀은 26일 수원에서 주중 3연전 첫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키움의 8-7 승리.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리는 길목에서 박병호와 이정후의 방망이가 있었다. 박병호는 2-4로 뒤진 5회말 한현희의 패스트볼을 밀어 우중월 동점 투런포를 터트렸다. 7회에는 이승호의 패스트볼을 다시 밀어 우중월 동점 솔로포를 쳤다.
그러나 승자는 이정후였다. 5-6으로 뒤진 8회초 1사 만루서 주권의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리자 좌중간 싹쓸이 결승 3타점 3루타를 뽑아냈다. 박병호는 박병호답게 큰 것 한 방으로, 이정후는 이정후답게 클러치능력으로 존재감을 뽐냈다.
두 사람은 조정능력이 월등하다. 박병호는 2일 두산전 이후 무려 25일만에 손맛을 봤다. 그러나 7월 타율은 0.333이다. 그동안 홈런을 못 쳤을 뿐 이날 포함 3안타 경기 3회, 멀티히트 4회로 꾸준히 팀에 공헌해왔다. 이런 행보 역시 과거 전성기의 그것과 똑같다.
이정후는 6일 두산전서 곽빈의 투구에 팔꿈치를 맞은 뒤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강병식 타격코치는 방망이를 낼 때 자연스럽게 팔꿈치도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조금 위축되면서 늦게 나가다 보니 미묘하게 타격 타이밍이 안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스타브레이크를 통해 팔꿈치를 회복했고, 언제 그랬냐는 듯 이정후다운 행보를 한다. 후반기 4경기서 17타수 8안타. 시즌 타율 0.338로 가볍게 타격 1위에 복귀했다. 최연소, 최소경기 1000안타에 3안타 남았다.
이런 두 사람이 올해도 함께 뛰었다면 키움 타선의 생산력이 크게 좋아졌다는 추론이 가능할까. 박병호의 올 시즌 부활은 환경 변화도 한 몫을 했다는 시선이 많다. 투수친화적인 고척스카이돔을 벗어났고, 과거 인연을 맺었던 이강철 감독, 박경수 등과 재회하며 기분을 전환한 걸 무시할 수 없다. 때문에 박병호가 올해 키움에 남았다면 어떤 모습일지 예상하는 건 상당히 어렵다.
다만, 박병호가 키움에서도 부활했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키움 전력이 더욱 막강했을 것이라는 추론은 내릴 수 있다. 올해 키움의 예상을 깬 2위 질주의 원동력은 마운드와 디펜스다. 여전히 공격력은 아킬레스건이다. ‘이정후와 아이들’이란 인상이 강하다. 박병호가 팀 밸런스를 완성하는 조각이 됐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1위 경쟁이 좀 더 터프해질 수 있었다.
어쨌든 상상은 상상일 뿐이다. 가보지 않은 길의 결말은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분명한 건 박병호는 부활했고, 이정후는 박병호 없이 홀로서기하며 팀의 리더가 됐다는 점이다. 아울러 두 사람은 정규시즌 MVP 후보로도 손색없다. 심지어 포스트시즌 맞대결도 가능하다.
불과 1년 전 두 사람이 다른 유니폼을 입고 최고를 향해 나아갈 것으로 예상한 사람들이 있었을까. 역시 인생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후반기에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박병호(위), 이정후(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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