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올 시즌에 앞서 많은 전문가들은 롯데 자이언츠를 '2약'으로 분류했다. 역시 보는 눈은 틀리지 않았던 것일까. 어느새 5위보다는 9위에 더 가까워졌다.
롯데는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 맞대결에서 연장전 승부 끝에 7-8로 패했다. 후반기가 시작된 후 가장 승리와 가까워졌던 경기였지만, 불펜이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다.
롯데는 올 시즌에 앞서 많은 전문가들이 2개의 '약 팀' 중 하나로 손꼽았다. 이유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손아섭이 떠나가는 것을 지켜만봤고, FA 시장에서 단 한 명의 선수도 영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력을 보강해야 할 시기에 플러스 요소는 단 한 가지도 없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시즌 막판부터 롯데는 '즉시 전력감' 선수들을 모두 내주고 드래프트 지명권, 유망주들을 끌어 모았다. 그리고 시즌이 끝난 뒤에는 노경은을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까지 모두 정리했다. 여러가지로 뎁스가 얇아질 수밖에 없는 행보였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된 이후 롯데는 의외의 성적을 손에 넣었다.
롯데 4월에만 14승 1무 9패를 기록하며 승패마진 +6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에이스' 찰리 반즈와 '포스트 이대호' 한동희의 엄청난 활약 덕분이었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뒤엎는 결과였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롯데의 예상외 행보는 한 달만에 끝났다.
롯데는 5월 갑작스럽게 부상자가 속출하기 시작하면서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5월에만 9승 17패로 허덕이며 4월에 벌어놓은 +6을 모두 깎아먹었다. 부상자들이 하나 둘씩 돌아오기 시작했지만, 6월에도 9승 2무 12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4연승을 달리며 5위 KIA 타이거즈와 간격을 4경기로 좁혔던 것은 그저 '희망고문'에 불과했다.
롯데는 후반기가 시작된 후 홈에서 KIA에게 3연패를 당하며 5위와 격차는 7경기까지 벌어졌다.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했던 3연전인 두산 베어스에게도 무릎을 꿇었다. 분노한 롯데 팬들은 '트럭시위'까지 펼쳤다. 하지만 분위기 반전은 불가능했다. 29일 삼성에게도 발목을 잡히며 7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29일 경기 종료 시점에서 롯데는 37승 2무 51패로 승패마진 -14를 기록 중이다. 5위 KIA와 간격은 9경기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이제는 9위와 더 가깝다. 롯데는 8위 NC와 0.5경기, 9위 삼성과는 1경기차에 불과하다. 지금의 좋지 않은 행보가 이어진다면, 눈 깜짝할 사이에 9위까지 떨어질 위기다.
부상자가 모두 복귀해 현재 꾸릴 수 있는 베스트 전력임에도 7연패에 빠졌다는 것은 롯데 선수단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 누구보다 '가을무대'를 밟는 것을 꿈꿔왔던 이대호의 염원도 이뤄지지 못할 전망이다.
야구는 선수들이 한다. 하지만 비단 선수들과 현장의 문제 만은 아니다. '골칫덩이' 글렌 스파크맨이 살아날 것이라는 헛된 기대를 품고, 오프시즌 전력 보강에도 소홀했던 프런트의 책임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대호가 은퇴한 뒤 뎁스는 더 얇아질 예정, 시즌이 끝난 뒤 FA 시장에서 정말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자원을 영입하지 않는 이상 유망주들의 성장만을 기대하기에는 롯데의 미래는 어둡기만 하다.
[롯데 서튼 감독이 28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두산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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