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드라마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박창호(이종석)가 다시 태어났다.
29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극본 김하람 연출 오충환)에서는 우연히 맡게 된 살인 사건에 휘말린 박창호가 희대의 천재 사기꾼 '빅마우스(Big Mouse)'로 거듭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빅마우스'는 폭우가 쏟아지는 어두운 밤, 커다란 구덩이에 엄청난 양의 금괴와 시멘트를 쏟아붓는 모습으로 시작했다. 이어 '빅마우스가 가로챈 사모펀드 자금이 NR 포럼 회원들 돈으로 밝혀졌다. 그 피해액이 무려 1,000억 원이다', '콜롬비아에서 생산된 마약의 아시아 총판의 우두머리가 빅마우스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신도시 아파트 시행 지분을 둘러싼 조직폭력배들의 충돌에 빅마우스가 개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빅마우스를 체포하기 위한 검경합동수사본부가 설치됐다' 등의 뉴스 보도가 흘러나왔다.
그리고 한 남자가 "아홉 개의 하천이 흐르는 대한민국 인구서열 10위권의 대도시. 사람들이 아름답고 경이롭고 평화롭다고 말하는 이곳. 그런데 그거 아느냐.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입에 금수저 물고 팔자 좋게 태어난 사람들이라는 거.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 알지. 여기가 딱 그런 동네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고층 건물에서 야경을 바라보며 "자세히 보면 온갖 범죄의 부정부패로 썩은 내가 장난이 아니다. 그런데 대다수 사람은 뭐가 똥이고 된장인지 모른다. 사회적인 이슈엔 아예 관심이 없다. 왜냐고? 다들 먹고살기 바쁘니까. 나 인생 목표도 아주 단순명료하다. 폼나게 성공해서 사랑하는 내 가족들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거. 사회정의? 무슨 그런 개 풀 뜯어 먹는 소릴"이라고 말했다. 등을 돌린 그의 정체는 다름 아닌 박창호였다.
박창호는 승률 10%의 생계형 변호사. 판사에게 약을 치기 위해 사채까지 썼지만 패소한 재판에서 의뢰인은 "당신 빅마우스라며. 경력도 없이 주둥아리만 놀려댄다고 이쪽 업계에서 당신 별명이 빅마우스라던데 아니냐"며 비난을 퍼부었다. 빚은 원금만 2억 5천9백만 원, 이자는 매달 780만 원, 매시간 만 원씩 빚이 늘어났다. 더군다나 사기를 당해 돈까지 날려 먹은 상황.
그런 그에게 구천시장 최도하(김주헌)가 '구천 대학병원 살인사건' 용의자의 변호를 의뢰했다. '구천 대학병원 살인사건'은 교통사고가 난 차량에서 해당 병원 교수의 시체가 발견돼 탑승자 세 명이 용의자로 현장에서 체포된 사건을 말한다.
최도하는 "변호사님 승률이 10%도 채 안 되더라. 변호사 타이틀은 얻었는데 로펌사 콜도 못 받았고. 어쩔 수 없이 개업했지만 만성 적자에. 솔직히 말씀드리겠다. 그 사람들이 나한테 변호사 선임을 부탁할 때 조건이 있었다. 무능하고, 말 잘 듣는 변호사"라며 "재판 전략을 이미 자기들이 다 짜놨다. 재판부에 어느 정도 손도 써놓은 상태"라고 박창호가 선택된 이유를 설명했다.
박창호가 거절하자 최도하는 "사고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가 없어졌다. 그것만 찾으면 서 교수 죽인 진범이 누군지 밝혀낼 수 있을 거다. 그들은 무죄를 원하지만 난 진실을 원한다"며 "이번 기회에 그들을 끓을 생각"이라며 이중스파이를 제안했다. 고민하는 박창호에게 최도하는 돈뭉치를 건넸다. 그리고 "NR 포럼 아시냐. 죽은 서 박사와 용의자들이 다 그 모임 멤버들이다. 골리앗과 싸우는 정의로운 변호사. 콘셉트가 꽤 매력적인 것 같다"고 말해 쐐기를 박았다.
이를 받아들인 박창호는 용의자들을 도청, 블랙박스의 행방을 알아냈다. 박창호는 무사히 블랙박스를 손에 넣었고 숨겨진 공범이 우정일보 사장 공지훈(양경원)이라는 것까지 알아냈다. 이에 박창호는 공지훈을 찾아가 "살인 현장이 담긴 블랙박스를 내가 가지고 있다"며 "30억이다. 나쁜 일 도와주는데 이 정도 위험수당은 과하지 않은 것 같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공지훈은 박창호를 무시하며 문전박대했다.
이에 박창호는 '구천 대학병원 살인사건'을 담당하는 '조동화 검사'에게 '서용재 살인사건 피의자 법률대리인 박창호 변호사입니다. 검사님께 긴히 제보할 게 있으니 메시지 확인하면 연락 주십시오'라고 문자를 보냈다. 30억 원을 포기하고 검사에게 블랙박스를 증거로 제출하려 한 것. 결혼기념일을 맞이해 고미호(윤아), 고기광(이기영)과 즐거운 식사를 하던 박창호는 조동화 검사에게 전화가 오자 급히 자리를 떴다.
그런 박창호에게 레스토랑 직원은 커피 한 잔을 건넸다. 아무 의심 없이 커피를 마신 박창호는 운전 중 시야가 흐려지고 정신이 혼미해졌다. 뺨을 때려가며 정신을 차리려 애썼지만 신호와 차선을 무시하고 달리는 차를 통제하지는 못했다. 고미호와의 행복한 순간이 스쳐 지나간 뒤, 결국 자동차는 도로를 몇번이나 구르고 박살이 났다.
그러나 박창호는 피투성이가 됐지만 살아있었다. 그는 '당연히 난 안 죽었다. 우리 미호가 어디서 점을 봤는데 내가 딴 복은 없어도 명줄은 길다고 했다. 근데 눈을 뜨니까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돼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엿 같은 엄청난 개새끼로'라며 서슬 퍼렇게 눈을 빛냈다.
[사진 = MBC '빅마우스' 방송 캡처]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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