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제가 워낙 타격에 소질이 없다 보니…”
KIA 김종국 감독은 외야수 김호령에게 때로는 안쓰러움도 느낀다. “잘하는 수비하고 주루만 해줘도 되는데…잘 하는 것만 편안하게 하면 된다. 타격에 대한 욕심만 버리면 더 가볍게 칠 수 있는 선수”라고 했다.
김호령은 2015년 2차 10라운드 102순위로 입단한 뒤 타격으로 두각을 드러낸 적은 없다. 전형적인 수비형 외야수다. 통산타율은 고작 0.245. 그래도 1군 통산 495경기에 뛴 건 ‘넘사벽’ 수비력 덕분이다. ‘호령존’이라는 말은 그냥 생긴 신조어가 아니다.
그러나 본인은 타격도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도 크다. 타격만 받쳐주면 풀타임 주전으로 손색없기 때문이다. 아직 만 서른. 타격을 포기하고 반쪽 선수에 만족하기엔 야구를 할 날이 너무 많이 남아있다. 타격에 대해 어느 정도 욕심을 내는 건 당연하다.
단지 김 감독은 지나친 욕심이 오히려 본인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 걱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당분간 김 감독이 그런 걱정을 넣어둬도 될 듯하다. 김호령은 30일 광주 SSG전을 앞두고 “요즘 야구가 잘 돼서 재미있다. 타석에서도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코뼈 부상으로 이탈한 뒤 주전 중견수를 꿰찼다. 노력에 대한 결실도 어느 정도 맺었다. 꾸준히 타석 수를 채우면서 감을 잡았다. 시즌 19경기에 불과하지만, 49타수 14안타 타율 0.286 4타점 10득점 1도루. 괜찮은 출발이다. 큰 의미는 없어 보여도 3할을 찍어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김호령은 “예전엔 계속 많이 (타격 폼 변화를)시도했다. 지금은 이범호 코치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안정감을 찾았다”라고 했다. 이범호 타격코치로부터 “타격은 폼을 떠나 타이밍”이라는 얘기를 들은 게 터닝포인트가 됐다.
이 코치는 “연습할 때는 폼을 생각할 수 있는데, 타석에선 폼은 생각하지 말고 타이밍만 생각해라. 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다. 타이밍만 잘 맞춰서 치면 된다”라고 했다. 김호령은 여기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다.
“내가 워낙 타격에 소질이 없다 보니…경기도 많이 나가고 싶고, 그러다 보니 타격을 잘 해야 하고 잘 하고 싶다. 그래서 연습도 많이 했다”라고 했다. 그만큼 야구에 대한 열망이 대단한 선수다. 결국 결과가 나오다 보니 심적으로 안정감도 찾았다.
김 감독은 “요즘은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가는 것 같다. 더 잘 치고 싶은 마음에 너무 몰입하다 보니 심적으로 약해지고 조급해지는 부분이 있었다. 이젠 심적으로 편안해진 것 같다. 지금으로선 공수주에서 나무랄 것 없다”라고 했다.
김호령은 또 중대한 변화를 눈 앞에 뒀다. 소크라테스의 1군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가 돌아오면 김호령이 아무리 잘 하고 있어도 백업으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 7월에만 4할대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이창진과 간판타자 나성범이 빠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호령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다. 테스가 돌아오면 선발로 못 뛰겠지만, 백업으로 나가도 그것에 맞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지금 상황서 딱히 개인 목표도 없다. 다치지 않고 1군에 있는 게 올 시즌 목표”라고 했다.
[김호령.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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