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잡을 수 있는 타구인데 내 실수다.”
“그쪽으로 공이 가면 편안하다”, “호령이니까 무조건 잡을 줄 알았다.” 실제 KIA 내부에서 나왔던 말들이다. ‘호령존’의 실체다. KIA 외야수 김호령은 중견수지만, 좌중간과 우중간까지 폭넓게 커버한다. 동료 외야수들에게도 확실하게 인정받고, 실제 도움도 받는다.
심지어 8일 광주 한화전, 9회초 2사 1,3루 위기서 하주석의 좌중간을 가르는 듯한 타구를 걷어내는 엄청난 수비를 선보이자 김종국 감독은 “호령이에게 그 정도는 쉬운 타구 아닌가요”라고 했다. 그러나 절대 쉬운 타구가 아니었다. 김호령의 그 수비로 KIA가 1승을 챙긴 경기였다.
그런 김호령도 수비 실수를 한다? 사실이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라는 말이 떠오른 순간이 있었다. 29일 광주 SSG전이었다. 1회초 선두타자 추신수의 타구가 우중간을 완전히 갈랐다. 김호령이 버티고 있으니 당연히 글러브에 넣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타구는 몸을 날린 김호령의 글러브에 닿을 듯하다 뒤로 빠져나갔다. 우익수 나성범이 재빨리 커버, 타구를 걷어낸 뒤 커트맨 2루수 김선빈에게 연결, 김선빈이 3루로 가던 추신수를 횡사시키며 아웃카운트가 올라가긴 했다.
이 역시 처리하기 쉬운 타구가 아니었다. 그러나 ‘수비의 달인’ 김호령에겐 아쉬운 타구였다. 김호령은 29일 광주 SSG전을 앞두고 “생각보다 타구가 흔들렸다. 그래도 잡을 수 있겠다 싶어 슬라이딩을 했는데 공이 (살아나가다)끝에서 떨어졌다. 내가 포구지점을 잘못 잡아서 글러브 밑으로 지나갔다. 잡을 수 있는 타구였는데 내 실수였다”라고 했다.
추신수는 30일 광주 KIA전서도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중간으로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김호령이 펜스를 향해 점프했으나 타구는 담장을 직격, 1타점 3루타가 됐다. 이 타구는 김호령의 실수가 아닌 추신수의 호타였다. 아무리 김호령이라도 잡기 힘든 타구였다.
“김호령 선수도 수비 실수를 하는군요.” 기자의 말에 “그럼요”라고 했다. 알고 보면 김호령의 수비력은 실전을 거듭하면서 발전해왔다. “예전엔 잔실수도 많았다. 이젠 투수들이 편안하다며 고맙다고 한다. 감독님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호령존이라는 별명도 안다. 너무 좋고 매우 만족한다”라고 했다.
수비력을 올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기본적으로 전력분석 자료가 있지만, 타석에서 타자의 움직임을 잘 살펴야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김호령은 “타구를 잡기 위해 뛰다 보면 갑자기 타구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앞에 떨어질 타구가 뒤로 갈 때도 있다. 처음엔 판단하기 어려운 타구가 많았다”라고 했다.
이젠 경험과 노하우가 두루 쌓였다. 김호령은 “타석의 위치, 스윙 궤도도 봐야하지만,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는 걸 잘 봐야 한다. 그리고 잘 맞은 타구, 먹힌 타구, 빗맞은 타구를 빨리 판단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호령은 KIA 구성원들의 인정을 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부상을 털고 돌아와도 1군에서 중요한 롤을 수행할 가능성이 크다.
[김호령.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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