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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죄송하다고 하더라고요.”
뭐가 죄송했을까. SSG 21세 영건은 충분히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오원석은 26일 인천 LG전서 선발 등판, 2이닝 7피안타(3피홈런) 2탈삼진 1볼넷 8실점(6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그날 투구만 놓고 보면 제구 기복이 심했다.
공교롭게도 이 경기는 오원석의 올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이었다. 향후 변수가 있을 수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 SSG 김원형 감독은 오원석을 잔여시즌에 불펜투수로 기용할 계획이다. 숀 모리만도와 박종훈이 들어오면서, 노경은과 오원석을 불펜으로 돌리기로 했다.
김 감독의 이 디시전은 후반기 시작 전에 어느 정도 구상이 끝난 상태였다. 때문에 26일 LG전 부진에 따른 불펜행은 절대 아니다. 우연일 뿐이었다. 오원석은 최종적으로 불펜행을 통보 받고 김 감독에게 “죄송하다”라고 했다.
죄송할 필요가 있을까. 그날까지 18경기서 5승5패 평균자책점 4.50. 아주 빼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퀄리티스타트 8회 포함,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성장을 거듭해왔다. 작년에도 주로 선발로테이션을 돌다 시즌 막판에는 불펜을 경험해보기도 했다.
제구, 주자견제 등 미세한 약점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몸쪽 승부를 즐기는 특유의 배짱, 어떻게든 이닝을 소화해나가는 능력 등 장점도 확실하다. SSG는 오원석이 김광현을 잇는 간판 왼손 선발투수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전폭적으로 기회를 준다.
31일 광주 KIA전. 오원석이 올 시즌 첫 구원등판이 성사됐다. 본래 이날 선발등판할 순번이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복귀전을 가진 박종훈이 당분간 투구수 제한을 받는다. 3이닝만 던지고 내려갔고, 오원석이 4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다.
SSG는 전날 필승계투조 소모가 심했다. 때문에 오원석이 선발투수처럼 충분히 이닝을 소화할 필요가 있었다. 오원석은 기대를 충족했다. 4회 선두타자 최형우와 10구 접전 끝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 세 명의 타자를 공 3개로 요리했다. 5회에도 11개, 6회에도 12개의 공으로 각각 마무리했다. KIA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타격을 했고, 오원석의 커맨드도 LG전보다 좋았다.
7회에 다소 흔들린 게 흠이긴 했다. 선두타자 김호령을 10구 끝 볼넷으로 내보내며 위기가 시작됐다. 박찬호와 이창진에게 구사한 슬라이더가 날카롭지 않았고, 연속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나성범에게 패스트볼 승부를 하다 또 1타점 적시타를 맞자 교체됐다.
SSG는 이미 문승원이 불펜투수로 복귀전을 가졌고, 노경은도 불펜으로 돌아섰다. 오원석까지 가세, 중간계투진이 상당히 좋아졌다. 세 사람 모두 선발투수 출신이라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문승원의 경우 철저한 몸 관리가 필요하지만, 노경은과 오원석은 상당히 요긴한 카드다. 오원석으로선 7회가 아쉬웠지만, 전문 불펜 경험이 적은 투수라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김원형 감독 지적이다.
김 감독은 "비가 오면서 마운드 상태도 그렇고 우천중단이 되면서 힘들었을 텐데 원석이를 비롯해 민준이, 택형이가 불펜에서 잘 막았다. 원석이가 첫 불펜 경기였는데 7회 비록 실점이 있었지만 4회부터 6회까지 깔끔하게 막아줬다"라고 했다.
[오원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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