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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척돔 김진성 기자] “작년 시범경기부터 실책으로 위축됐다. 약이 된 것 같다.”
올 시즌 키움 주전유격수가 2002년생, 고졸 2년차 김휘집일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얼마나 있었을까.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 시즌 초반까지도 키움 좌중간 내야는 신준우와 김주형이 지켰다.
그러나 5월12일 두산전에 선발출전한 김휘집이 3개월 반이 흐른 지금도 주전을 지킨다. 내야수 출신 홍원기 감독은 만 20세의 이 유격수가 자신보다 1살, 6살이 많은 형들보다 낫다고 판단했다. “수비만 볼 것”이라고 예고한대로 타율 0.245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달 31일 고척 롯데전을 앞두고 “기대이상으로 잘해준다. 5월에 스스로 기회를 잡고 작년 경험을 토대로 실수를 줄이면서 기회를 잘 살린다. 작년 시범경기부터 실책으로 위축됐는데, 그게 약이 됐다”라고 했다.
홍 감독은 작년에도 김휘집에게 간헐적으로 기회를 줬다. 그러나 34경기서 타율 0.129에 실책 7개를 범하고 경쟁서 물러났다. 올 시즌을 시작할 때 주전이 아니었지만, 꾸준히 수비훈련을 하며 기회를 기다렸다. 실제로 조그마한 틈을 파고 들어 주전을 꿰찼다.
홍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골든글러브 유격수 김혜성을 2루로 옮기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대성공이다. 김혜성이 장점을 살려 리그 최고 공수겸장 2루수로 거듭났다. 대신 유격수는 수비만 건실하게 하길 바랐다. 실제 김휘집이 그렇게 한다.
사실 리그 최정상급 유격수 오지환(LG), 박성한(SSG)과 비교하면 두 사람에게 실례가 되는 수준이다. 수비 스탯도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도 김휘집 나름의 장점은 확실하다. 홍 감독은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 습득능력이 좋다”라고 했다.
김일경 코치의 지도를 통해 작년 7실책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애썼다는 후문이다. 2년차지만, 송구능력이 인상적이다. 김혜성의 경우 수비범위도 넓고 어깨도 좋다. 그러나 3유간에서 간혹 1루 송구의 정확성이 떨어졌다. 그러나 김휘집은 타구를 흘리는 한이 있어도 송구는 장, 단거리 모두 강하고 정확한 편이다.
수비의 안정감을 바탕으로 계속 타석에 들어서다 보니 타격 수치도 조금씩 향상된다. 지난달 30일 고척 롯데전서는 찰리 반즈를 상대로 솔로포를 터트리기도 했다. 올 시즌 88경기서 타율 0.245 7홈런 29타점 35득점 OPS 0.708.
김휘집이 이대로 김혜성과 함께 수년간 키스톤콤비의 한 축을 이룰까. 고작 3개월간 자리를 지킨 유격수에게 쉽게 ‘그렇다’라고 하긴 어렵다. 그러나 향후 풀타임 주전 유격수 유력 후보인 건 사실이다.
나이가 무기다. 올해 경험이 성장에 또 다른 자양분이 될 게 확실하다. 따지고 보면 현재 KBO리그 최고 유격수 오지환과 박성한도 그렇게 시작했다. 처음부터 수비를 잘 하는 유격수는 아니었다. 경험과 성장통을 통해 내공을 쌓았다.
홍 감독은 “작년에도 2군에서 많은 경기를 통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플레이가 좋아졌다. 올 시즌에도 경험을 통해 점점 발전하고 있다”라고 했다.
[김휘집.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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