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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김강우, 유재명, 곽동연이 목소리만으로 짜릿한 스릴러를 완성했다.
1일 오전 네이버 바이브 오디오무비 '극동'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곽경택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강우, 유재명, 곽동연이 참석했다.
'극동'은 세계 평화를 위협할 천문학적 규모의 비자금을 차지하려는 자들이 벌이는 일촉즉발 첩보 스릴러.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에 자막과 CG 등 비주얼 효과를 덧입히는 콘텐츠로 '보는' 영화가 아닌 '듣는' 영화를 표방한다.
이날 곽경택 감독은 "처음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탈북한 지 십수 년 된 북한 호위사령부 고위직 출신 탈북자다. 이 친구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북한의 전설적인 인물이 호위사령부 내에 있다고 하더라"며 운을 뗐다.
이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내려오는 3대 동안 자식들은 여러 명인데 왕은 하나밖에 없지 않으냐. 그 나머지 아이들을 돌보는 사람이 필요했다고 한다"며 "그 사람이 어릴 때부터 유학해서 주식으로 돈을 벌고 자식들을 부양해왔고 그 천문학적 돈이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했다. 그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서 그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김강우, 유재명, 곽동연 세 배우의 캐스팅 비하인드도 전했다. 그는 "이미 활동하고 계시는 연기자분들이 오디오 무비라고 하더라도 들으실 때는 목소리에서 비주얼까지 연상하지 않느냐"며 "일단은 이미지도 맞아야 했고 성우 분이 하는 게 아니고 영화처럼 하는 게 목적이니까 같이 스튜디오 안에서 영화적인 느낌을 뽑아내야 했다. 조금 힘들어도 도전해줄 분들한테 연락을 했다"고 밝혔다.
김강우는 국정원 소속 러시아 주재 영사 안태준 역으로 분했다. 그는 스마트한 두뇌 작전과 숨 가쁜 액션을 동시에 소화하며 임팩트 있는 스릴을 선사한다.
그는 "첫 녹음 때 세수도 대충하고 비주얼 신경 쓸 일이 없이 목소리만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 그날 기어서 나왔다. 걸어 들어갔다 네발로 나왔다. 날로 먹으려 했다가 아주 혼쭐이 났다"며 "목소리만 나온다는 게 처음에는 쉽게 생각했는데 더 예민해지더라. 호흡이라든지 작은 느낌이라든지 작은 디테일을 살려야 하니까. 헤드폰을 쓰고 계신 감독님 눈치도 계속 보게 되더라"고 목소리 연기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시나리오를 딱 봤을 때 이건 진짜 있을 법한 이야기다 싶었다. 가상화폐, 해킹이라든지 지금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남과 북 그리고 러시아의 이야기가 쫄깃쫄깃하게 다가왔다. 너무 재밌게 읽었다. 그리고 감독님과 작업인데 안 할 이유가 없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천문학적인 돈과 함께 사라진 베일에 싸인 북한의 조선중앙은행의 비자금 관리자 이수영은 유재명이 맡았다. '비밀의 숲', '이태원 클라쓰'에 출연해 '믿보배'로 자리 잡은 그는 목소리만으로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킬 예정이다.
유재명은 "감독님이 전화를 주셨는데 그때 내가 남한 쪽 군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대본을 하나 보낼 테니 읽어보라고 하셔서 편하게 읽었는데 너무 재밌었다"며 "그때부터 작품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는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는데 어려웠다. 이게 오디오물로 구현이 가능할지 싶었다. 그렇게 시작돼는데 결과적으로 너무 재밌는 작품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적당한 표현이 생각 안 나는데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실사영화 같은 경우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로케이션을 가서 많은 스태프들과 찍어야 하는 환경이다. 아무래도 오디오 무비라고 하니까 스튜디오에 가서 대사를 잘 숙지하고 NG가 나도 다시 갈 수 있고 조율이 가능할 거라 생각했다"며 솔직하게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유재명은 "녹음을 갔는데 '큰일 났다' 싶었다. 연기를 하면서 내 대사, 내 목소리를 집중하니까 모든 게 다 걸리더라. 감독님이 실제 연기하는 듯한 호흡도 요구하셨다. 그래서 조금 힘들었던 과정이 있었다"며 "이겨낼 수 있었던 건 다 비슷한 동병상련의 마음을 공유하며 의지했기 때문에 끝까지 잘 할수 있었던 것 같다. 쉽지 않았다"며 함께한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충무로의 젊은 피로 떠오른 곽동연은 블라디보스토크로 투입된 북한 해커 그룹의 리더 강영식으로 변신했다. 그는 비자금을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위험천만한 추격적으로 손에 땀을 쥐는 스릴을 선사한다.
곽동연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각국의 다양한 장소들, 영화에서 실제 보더라도 생소한 로케이션들이 많이 나온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구현할지 너무 궁금했다. 그리고 감독님과 두 선배님들의 성함을 듣는 순간 무조건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출연 계기를 전했다.
그는 "예고편 제작된 걸 미리 공유받고 미리 프리뷰를 보면서 이어폰을 끼고 듣는데 그 듣는 맛이 너무 맛있더라. 쫄깃쫄깃하고 바삭바삭했다"며 "경상도 어딘가에 있는 다수의 프로그램에도 출연했던 대한민국 3대 중국 음식점에 가서 갓 튀긴 찹쌀 탕수육을 먹는 그런 느낌이었다. 귀에서 약간 쫄깃하면서도 바삭했다가 새콤했던 다양한 맛이 느껴졌다. 경이로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 인물이 자기의 직업자로서 가지고 있는 카리스마가 필수적으로 보여져야만 했다. 두 선배님들과 계속해서 대립할 때마다 긴장감이 죽지 않으려면 최대한 강한 기운을 가져야 했다"며 "감독님이 디렉션을 정말 세심하게 주셨다. 연기하면서는 감독님이 원하시는 신이 방향이나 연기적인 색채가 너무 또렷하게 전해져서 감독님을 믿고 쭉쭉 밀고 나갔다"고 덧붙였다.
오디오 무비인 만큼 캐스팅에도 예상치 못한 난관이 있었다. 곽경택 감독은 "예상치 못한 태클들이 있더라. 다른 조연, 단역분들과 목소리가 비슷하면 안 된다. 목소리가 구별이 돼야 한다"며 "액션 이런 부분은 현장에서는 실제 액션을 하니까 호흡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안에서 하다보니까 연기자들한테 해달라고 하기 미안하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다. 나도 첫 도전이지만 만만치 않게 고전했다"고 전했다.
이에 김강우는 "액션도 많이 있고 부딪히는 상대방도 많이 있고 그래서 현장감을 살리는 게 우선이었다. 첫 번째는 호흡이었다. 보이지는 않지만 총격 장면에서 총을 쥐고 있었고 가방이나 소품을 다 이용했다. 호흡이 흉내만 낸다고 해서 되지 않는다. 제자리에서 움직이기도 하면서 '업'을 시켜놨다"고 오디오 무비를 위한 남다른 노력들을 설명했다.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감독 중 하나인 곽경택 감독이 기존 영화가 아닌 '오디오 무비'라는 새로운 장르의 콘텐츠에 도전한다는 의미에서 '극동'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오디오 콘텐츠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네이버 바이브를 통해 공개되는 오디오 무비 '극동'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곽경택 감독은 "믹싱이 어느 정도 되니까 파일을 받아서 부산으로 가는 차 안에서 들어봤다. 되게 벅차더라. 특히 차라는 공간이 어떻게 보면 혼자 조용히 즐길 수 있지 않느냐. 그때 '고생한 보람이 있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완성된 '극동'에 대한 애틋함을 전했다.
'극동'은 오는 26일 공개 예정이다.
[사진 = 네이버 바이브 제공]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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