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안 좋을 때는 뒤에서 지켜보는 것도 괜찮다.”
삼성 박진만 감독대행은 1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주전 1루수 오재일, 주전 중앙 내야수 김상수, 주전 우익수 구자욱을 한꺼번에 선발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전임 감독 체제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대신 박 감독대행은 확장엔트리에 맞춰 1군에 올린 조민성과 박승규를 1루수와 우익수로 8~9번 타순에 집어넣었다. 특히 고졸신인 조민성은 데뷔 첫 1군 경기 출전이었다. 물론 박 감독대행은 7회와 8회 오재일과 구자욱을 차례로 대타로 투입시키긴 했다.
그렇다고 해도 박 감독대행의 이날 선수기용은 결이 달랐다. 김상수는 끝내 결장했다. 표면적으로 박 대행이 밝힌 이유는 저조한 타격 페이스다. 실제 이날 전까지 오재일은 최근 10경기 타율 0.143, 김상수는 0.231이었다. 구자욱은 0.282지만, 최근 4경기서는 16타수 2안타였다.
박 감독대행은 “안 좋을 때는 뒤에서 보는 것도 괜찮다”라고 했다. 결국 이날부터 적용된 확장엔트리를 기점으로 선수기용폭을 넓히겠다는 의지다. 실제 보여줬다. 구자욱과 오재일, 김상수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도 삼성은 KIA를 4-1로 이겼다.
1루수로 선발 출전한 조민성은 6회 데뷔 첫 안타를 내야안타로 신고하기도 했다. 최근 타격감이 안 좋았던 김태군은 전날 대구 SSG전 9회말 끝내기 희생타에 이어 2경기 연속 결승타를 만들어냈다. 호세 피렐라는 장타 두 방으로 여전히 건재를 과시했다.
장기적으로 삼성이 오재일과 구자욱 없는 타선을 꾸리는 건 말이 안 된다. 박 감독대행이 이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겠다는 건 아니다. 그러나 박 감독대행은 특정선수에게 의존하지 않는, 미래까지 볼 수 있는 운영을 하고 싶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퓨처스 사령탑을 역임하면서 삼성 젊은 선수들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사람 역시 본인이다.
아무리 9위로 처졌다고 해도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지 않은 사령탑이 있을까. 박 감독대행의 뚝심이 결과적으로 이날만큼은 통했다. 최근 4연승. 어쩌면 삼성이 9월에 최강 고춧가루부대로 변신할지도 모를 일이다.
박진만 감독대행은 "원태인이 완벽한 투구로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페이스가 좋은데 오늘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마무리 오승환도 깔끔하게 잘 막아줬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수비에서 아쉬운 모습들이 보였다. 선수들이 더 집중해주면 좋겠다"라고 했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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