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지완이는 스마트한 선수였어요.”
KIA 김종국 감독은 2008년 입단한 오른손 외야수 나지완을 현역 최고참 시절부터 코치, 감독 신분으로 15년간 바로 옆에서 지켜봤다. 나지완이 저연차였을 때 방장-방졸 관계이기도 했다. 그라운드 밖에선 어떤 사람인지, 또 그라운드에선 어떤 선수인지 가장 잘 아는 야구인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김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나지완은 1군에서 완전히 밀려났다. 그러나 김 감독은 나지완을 인간적으로 충분히 존중한다. 나지완을 올해 중용하지 않은 건 어디까지나 감독으로서 비즈니스 차원의 선택이었다.
나지완의 은퇴가 1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공식 발표된 뒤 김 감독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은 “마음이 아프다”였다. 구체적으로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팀에 헌신을 많이 했다. 신인 시절부터 지금까지 15년간 같이 있었다. 지난날이 생각난다”라고 했다.
나지완의 하이라이트 페이지는 역시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이다. 김 감독의 현역 시절 마지막 우승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역시 2009년 팀을 우승 시킨 끝내기홈런 아니겠나. 2017년에도 대타로 나와서 홈런을 쳤다. 그 외에도 팀에 공헌을 많이 했다”라고 했다.
나지완을 어떻게 기억할까. 김 감독은 “스마트한 선수였다. 보기엔 덩치가 있어서 그렇게 안 보일지 몰라도, 스마트하고 센스도 있고 눈치도 빠른 선수였다. 훈련도 열심히 했고 자신이 부족한 부분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한 선수였다”라고 했다.
김 감독도 2009년 입단한 안치홍(롯데)에게 자리를 내주면서 은퇴에 이르렀다. 따지고 보면 은퇴투어나 영구결번식까지 하며 화려하게 은퇴하는 프로스포츠 선수는 거의 없다. 그런 선수들도 은퇴할 때 심적으로 힘들어 하는데, 나지완이라고 해서 다를 바 없다.
나지완은 7월2일 KT전 이후 퓨처스리그에서도 더 이상 출전하지 않았다. KIA 관계자에 따르면 전반기가 끝난 뒤 나지완과 한 차례 만났다. 그 자리에서 은퇴 가능성에 대한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 나지완은 지난 2개월간 서서히 마음을 정리한 듯하다. 1일 구단을 통해 최종 결정을 내렸다.
취재진 브리핑을 앞두고 미리 나지완을 만난 김 감독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 있는 시간 동안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더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텐데 마음이 아프다. 착잡하다”라고 했다.
나지완은 15년간 221개의 홈런을 쳤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최다홈런이다. 이만하면 나지완은 충분히 성공적인 선수생활을 했다. 타이거즈 팬들에게 박수 받을 만하다. 15년간 흘린 땀방울은 결코 헛되지 않았다. KIA는 시즌 막판 홈 경기서 적당한 날짜를 정해 나지완의 은퇴식을 거행할 계획이다.
[나지완의 2009년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 세리머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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