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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동희와 나 모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똑같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시즌 14차전 원정 맞대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1득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이날 잠실구장에는 특별한 선물이 찾아왔다. '거인의 자존심이 이대호여서 자랑스러웠던 20·30 차분한 여성팬 일동'이 이대호에게 커피차 선물을 안겼다. '이대호 은퇴하지망고스무디'라는 메뉴를 선택해 마신 이대호는 입가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팬들의 선물은 경기력에서 드러났다.
이대호는 1회 첫 타석에서부터 안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두 번째 타석과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신고하지 못하던 이대호는 6-2로 크게 앞선 6회초 1사 1, 2루 찬스에서 적시타를 뽑아내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활약은 두 번에서 그치지 않았다. 이대호는 8-2로 승기를 잡은 7회초 2사 만루 찬스에서 두산의 바뀐 투수 김동주의 2구째 133km 높은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받아쳤다. 잘맞은 타구는 좌익수 방면으로 매우 높게 떠올랐고, 잠실구장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개인 통산 11번째 그랜드슬램으로 이어졌다. 이대호의 홈런으로 승기에 쐐기를 박은 롯데는 16-2로 승리했다.
팬들의 선물과 만루홈런, 팀 승리까지 여러모로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 이대호는 경기가 끝난 뒤 "오늘 기분이 너무 좋은 하루였다. 야구장에 도착한 뒤 커피차 선물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너무 감사드린다. 마지막 해에 많은 선물과 사랑을 주시는게 몸으로 느껴진다. 응원의 목소리도 더 커지고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대호는 지난 8월 26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일주일 만에 다시 한번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그는 "오늘 후배들이 앞에서 찬스를 만들어주다 보니 기회가 있었다. 만루홈런은 물론, 나는 홈런 스윙을 하는 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홈런 자체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의 활약 속에 '옥에 티(?)'도 있었다. 바로 6회 안타를 치고 출루한 후 한동희의 안타에 홈을 파고들던 중 김재환의 보살로 인해 홈에서 아웃 판정을 받은 것. 이대호는 "최선을 다했는데, 아웃이 돼서 (한)동희에게는 조금 미안하다"고 쑥쓰럽게 웃었다.
계속해서 이대호는 "동희가 1타점을 더 올릴 수 있는 기회였지만, 대선배님한테 인상 안 써서 기분이 좋네요"라며 "사실 동희와 내가 모두 (그 타구에)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똑같다. 동희한테는 조금 미안하지만,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아쉽지는 않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제 이대호에게는 남은 경기는 단 24경기. 이대호는 "하루하루 빨리 줄어드는 것 같다. (한)동희, (전)준우, (정)훈이까지 참 아쉬워 한다"며 "오늘 이겨서 기분이 좋고, 연패도 끊어냈기 때문에 다시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롯데 이대호가 2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16-4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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