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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치바롯데 마린스 '괴물' 사사키 로키가 데뷔 첫 완투패를 당했다. 9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내며 역투했지만,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분한 감정이 들 수도 있었지만, 사사키는 오히려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유가 무엇일까.
사사키는 2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치바현 ZOZO마린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동안 투구수 92구, 4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1실점(1자책)의 역투에 불구하고 패전의 멍에를 썼다.
전반기 막바지 오른손 중지 손가락의 물집이 터지는 부상을 당하고 돌아온 뒤 최고의 투구였다. 최고구속 161km를 마크했으나, 100구도 던지지 않고 9이닝을 소화하는 엄청는 피칭을 선보였다. 하지만 타선이 사사키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올 시즌 초반 사사키에게 '퍼펙트게임'의 수모를 당한 오릭스는 이날 경기를 단단히 벼르고 나온 모양새였다. 1회초 시작부터 후쿠다 슈헤이-나카가와 케이타로 이어지는 테이블세터가 기습번트를 시도하며 사사키를 흔들었다. 하지만 사사키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고, 1회를 깔끔한 삼자범퇴로 매듭지으며 기분 좋은 출발을 끊었다.
4회까지는 그야말로 완벽한 투구였다. 사사키는 2회 두 개의 2루 땅볼을 곁들이며 오릭스 타선을 묶어냈고, 3회에는 7~9번의 하위 타선을 모두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매조졌다. 그리고 4회 후쿠다-나카가와-요시다 마사타카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을 다시 한번 요리하며 4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다.
순항하던 사사키가 처음 흔들린 것은 5회. 사사키는 선두타자 톤구 유마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준 후 무네 유마에게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 위기에 봉착했다. 이후 아다치 료이치를 우익수 얕은 플라이로 잡아내며 한숨을 돌렸으나, 후시미 토라이의 아웃카운트와 1점을 맞바꾸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사사키는 6회 또다시 오릭스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는 등 8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투구수에 여유가 있었던 사사키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사사키는 9회 쿠레바야시 코타로에게 안타를 맞는 등 2사 만루의 최대 위기를 극복하면서 9이닝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하지만 타선이 야속했다. 치바롯데 타선은 끝내 사사키에게 득점 지원을 안겨주지 못했다. 특히 9회 선두타자의 2루타 등으로 1사 3루의 동점 찬스를 손에 넣었으나, 끝내 득점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안타는 커녕 아웃카운트와 1점을 맞바꾸는 타구도 없었다.
사사키는 9이닝 1실점의 역투, 데뷔 첫 완투패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손에 넣지 못했지만, 이날 투구에 꽤나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는 "사사키의 표정이 어둡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사키는 "시즌 막바지 오늘처럼 완투를 할 수 있었던 것이 매우 의미가 있는 일"이라며 "투구수가 많지 않았던 것이 완투로 이어진 것 같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투구 전반적인 내용이 만족스러웠지만,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사사키는 1회 두 번의 기습 번트에 대해 "번트 흔들기는 사실 놀랐다. 수비에 대한 과제가 있다고 생각하던 중 제대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내서 자신감이 생겼다"면서도 "계속해서 긴 이닝을 던지기 위해서는 몸에 맞는 볼 등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사사키와 프로 첫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었지만, 매치업이 성사되지 않은 일본 국가대표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는 3일 마운드에 오른다.
[치바롯데 마린스 사사키 로키. 사진 = AFPBBNEWS]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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