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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오는 6일로 ‘백현동 의혹’ 관련 발언 등에 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출석요구서를 보낸 가운데 이 대표 지지층에서는 당장 오는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인근에서 검찰 규탄집회를 개최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그 지지층에 부정적 이미지가 생길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규탄집회를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면서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2일 오후 각종 SNS나 온라인커뮤니티에는 오는 3일 개최를 명시한 검찰 규탄집회 포스터(웹자보)가 한때 나돌았다. 이 대표 지지성향 등 진보좌파진영 단체로 보이는 이들은 오는 3일 오후 5~7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규탄집회를 하고 이후에는 행진을 진행한다는 일정으로 ‘이재명 소환규탄 긴급집회’를 개최하겠다고 공지했다. 집회를 위한 공식 후원계좌도 해당 포스터에 표시해 뒀다. 이 대표 지지자들은 포스터에 “이재명은 죄가 없다!” “정치탄압 중단하라” “야당탄압 중단하라” “정치검찰 해체하라” 등의 구호도 새겨놨다. 온라인상에서는 이 같은 집회 계획이 각종 글을 통해 퍼져나갔다.
이에 앞서 출석요구서 통보 소식이 처음 나온 지난 1일 이 대표 지지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토요일(3일)에 집회·시위 하나요?” “이재명 소환 규탄 집회” “윤석열 퇴진 촛불 집회에 모이자” 등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지지층 내에서는 이번 규탄집회를 자제해야 한다는 반론이 속속 제기됐다. 집회를 개최할 경우 이 대표나 민주당, 그 지지층에 안 좋은 이미지가 형성될 수 있다는 의견들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지지자로 보이는 한 이용자는 “지금 시점에서 집회는 태극기부대(극보수층) 급으로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금은 집회보다는 여론전이 더 중요하다” “그동안 집회에서 이재명 이름 못 나오게 막았는데 주최자들은 그것을 기억 못하나 보다” 등의 반대 입장이 다수 나오고 있다. 또 이 같은 취지가 담긴 포스터가 SNS에 올라오기도 했다.
3일 검찰 규탄집회가 실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해당 집회 계획이 취소됐다는 인터넷 게시물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다만 이번 집회 계획에 대해 이 대표 및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지지그룹 별로 의견이 엇갈렸거나, 향후 이 대표 지지활동을 어떤 방향으로 추진해야 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집회 추진에 대해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표는 규탄 집회를 중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박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SNS에 올린 글에서 “3년 전 서초동 조국 수호 집회를 주도해 결국 정권을 내주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극렬 팬덤 단체들은, 내일(3일) ‘이재명 소환 규탄 집회’를 연다고 한다”며 “하지만 냉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위원장은 “‘왜 조국 가족만 가혹하게 수사하냐’고 따지다가 정권을 내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왜 김건희 여사와 대통령 장모는 봐주면서 이재명 대표만 부르냐’고 항변하는 것은 술책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이 대표에게 “당당히 수사에 임하고 의혹을 씻어야 한다. 그래야 이길 수 있다”며 “3년 전처럼 검찰, 서초동, 집회, 규탄, 소환, 이런 단어들이 신문 1면을 장식하는 한, 민생도 개혁도 협치도 모두 물 건너갈 수밖에 없다”고 촉구했다. 또 “국민 앞에 잘못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 권력의 크기와 관계없이 법 앞에 겸손한지, 법이 모두에게 공정한지, 작은 잘못이라도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하다”며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하는 것 자체가 더 큰 잘못을 저지르고도 수사도 받지 않는 저들의 불공정과 부정의를 각인시키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서초동 반대 집회를 중단시키고 민생에 집중하자고 호소해야 한다”며 “이번 기회에 비판적 논의를 막고 독선에 빠진 극렬 팬덤과 거리두기를 시작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이재명 대표 지키기는 결국 제2의 조국 지키기가 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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