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KBO 리그가 벌써 40주년을 맞았지만 좀처럼 보기 힘든 기록이 하나 있다.
요즘 200이닝을 소화하는 투수도, 탈삼진 200개를 달성하는 투수도 구경하기 힘든데 이를 동시에 달성하는 투수가 탄생할 확률은 극히 낮다고 할 수 있다.
올해로 40주년을 맞는 KBO 리그. 역사상 딱 10번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 바로 '200이닝-200탈삼진 동시 달성'이다.
유일한 '30승 투수'로 역사에 남은 장명부는 1983년 탈삼진 220개를 기록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무려 427⅓이닝을 소화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삼진 개수도 200개를 돌파할 수 있었다. '무쇠팔' 최동원은 1984년 284⅔이닝을 던지며 삼진 223개를 잡았고 이는 지난 해 아리엘 미란다가 역대 한 시즌 탈삼진 신기록을 작성하기 전까지 최다 기록으로 남아 있었다. 최동원은 1984년에 이어 1986년에도 267이닝을 던져 삼진 208개를 획득했다.
최동원처럼 '200이닝-200K'를 두 번이나 달성한 선수가 또 있다. 바로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이다. 선동열은 1986년 262⅔이닝을 던져 탈삼진 214개를, 1991년 203이닝을 던져 탈삼진 210개를 수확했다.
KBO 리그 최초의 100승 투수로 역사를 쓴 김시진도 1985년 269⅔이닝을 던져 탈삼진 201개를 남겼으며 1996년에는 주형광이 216⅔이닝 221탈삼진, 정민철이 219⅔이닝 203탈삼진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2001년에는 외국인선수로는 유일하게 페르난도 에르난데스가 233⅔이닝 215탈삼진을 기록했다.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MVP와 신인왕을 동시 석권한 류현진도 2006년 201⅔이닝 204탈삼진을 기록했다.
천하의 류현진도 딱 한번 기록한 것이다. 류현진은 2007년에도 211이닝을 소화했지만 탈삼진이 178개였고 2012년에는 거꾸로 탈삼진이 210개였으나 182⅔이닝으로 200이닝에 조금 미치지 못했다.
'200이닝-200K'는 류현진 이후 명맥이 끊긴 상황. 올해는 16년 만에 대기록이 탄생할 수 있을까. 키움의 에이스로 발돋움한 안우진이 대기록 달성에 도전한다. 안우진은 2일 고척 한화전에서 최고 구속 158km에 달하는 강속구를 필두로 6이닝 동안 삼진 10개를 잡으면서 무실점으로 호투, 시즌 12승째를 따냈다. 안우진에게 누적된 것은 165이닝과 탈삼진 186개. 탈삼진 200개는 가시권에 접어 들었지만 200이닝 돌파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
안우진은 '200K' 달성이 가까워진 것에 대해 "당연히 의미 있는 기록이라 달성하고 싶다. 남은 경기를 잘 치르면서 잘 해보겠다"라면서 200이닝 돌파에 대해서는 "(200이닝은) 잘 던지고 내용이 좋으면서 길게 던져야 만들 수 있다. 이닝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이 없다. 1이닝, 1타자, 1구에 집중하고 던진다"라고 신중함을 보였다. "안우진에게 이닝 제한은 없다. 앞으로 4~5경기는 더 등판할 것 같다. 200이닝도 가능할 것 같다"라는 홍원기 키움 감독의 전망을 봤을 때 안우진이 역대 11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 역대 KBO 리그 200이닝-200탈삼진 동시 기록 선수 명단
1983년 장명부(삼미) - 427⅓이닝 220탈삼진
1984년 최동원(롯데) - 284⅔이닝 223탈삼진
1985년 김시진(삼성) - 269⅔이닝 201탈삼진
1986년 선동열(해태) - 262⅔이닝 214탈삼진
1986년 최동원(롯데) - 267이닝 208탈삼진
1991년 선동열(해태) - 203이닝 210탈삼진
1996년 주형광(롯데) - 216⅔이닝 221탈삼진
1996년 정민철(한화) - 219⅔이닝 203탈삼진
2001년 에르난데스(SK) - 233⅔이닝 215탈삼진
2006년 류현진(한화) - 201⅔이닝 204탈삼진
[키움 안우진이 투구하고 있다.(첫 번째 사진) 류현진의 2006년 신인 시절 모습.(두 번째 사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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