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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AFPBBNews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국제 증시의 시가 총액이 지난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통화 긴축 연설 이후 5조달러(약 6813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는 파월의 8분짜리 연설에 시장 전체가 뒤바뀌었다고 진단했다.
파이내녈뉴스에 따르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3일 신문의 자매 금융정보 서비스인 퀵 팩트세트로 분석한 결과 전날 기준 세계 주식의 시가 총액이 95조6000억달러(약 13경302조원)였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달 25일보다 4조9000억달러(약 6679조원) 줄어든 금액이다.
같은 기간 미국 증시의 시가 총액은 3조달러(약 4100조원) 감소한 42조7000억달러로 집계됐다. 유럽 증시의 시가총액은 5000억달러(약 681조원) 감소해 13조8000억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시가총액이 줄어든 결정적 계기는 지난달 26일 파월의 연설이었다. 파월은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기업과 가정에 약간의 고통을 가져올 수 있지만 금리인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높은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확신할 때까지 높은 수준의 기준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예고했다.
파월의 발언 직후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증시는 연이어 하락세를 보였다. 세계 시가총액이 약 1주만에 5조달러 가까이 감소한 것은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금리를 올렸던 지난 6월 중순 이후 2개월 반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니혼게이자이는 8분 남짓한 파월의 연설 전후로 국제 증시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은 지난 6월에 9.1%에 달해 41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지만 7월에는 8.5%를 기록했다. 시장 일부에서는 연준이 6월과 7월에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p씩 올려 경기 침체가 뚜렷해졌고 인플레이션이 느려졌다며 연준이 금리를 다시 내릴 수도 있다는 낙관론이 흘러나왔다.
니혼게이자이는 연준이 지난 10~20년 동안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올 때마다 통화 완화 정책을 꺼내 주가를 지지해줬지만 파월의 연설로 이러한 정책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문은 미 경제의 2·4분기 마이너스 성장과 유럽의 에너지 대란에 따른 경기 침체, 코로나19 봉쇄에 따른 중국의 경기 둔화를 지적하면서 국제 경제가 금리 인상의 여파를 견디지 못한다는 비관론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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