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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올해 일본프로야구의 역사를 새롭게 쓰는 선수들이 있다. 투수 쪽에서는 사사키 로키(치바롯데 마린스)가 있다면, 타자에서는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스왈로스)를 빼놓을 수가 없다. 무라카미가 이렇게까지 엄청난 활약을 펼치는 배경은 무엇일까.
무라카미는 지난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야쿠르트 지명을 받았다. 무라카미의 활약이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은 2019시즌. 무라카미는 무려 36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며 96타점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0시즌 28홈런 86타점 타율 0.307, 지난해 39홈런 112타점 타율 0.278 OPS 0.974로 불망이를 휘둘렀다.
과거의 성적도 물론 뛰어나지만 올 시즌 성적과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무라카미는 12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141안타 51홈런 125타점 100득점 102볼넷 12도루 타율 0.341 OPS 1.237을 기록 중이다. 도루와 2루타, 3루타 정도를 제외하면 센트럴리그의 모든 타격 지표를 싹쓸이하고 있다.
엄청난 성적 속에 수많은 기록을 탄생시켰다. 무라카미는 지난 4일(한국시각) 51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2002년 50홈런을 기록한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現 뉴욕 양키스 단장 특별보좌)를 제치고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공동 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일본인 선수가 51홈런 이상을 기록한 것은 1985년 오치아이 히로미쓰(치바롯데) 이후 무려 37년 만이었다.
기록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무라카미는 119경기 만에 51홈런을 쳐내며 일본인 선수로는 가장 빠른 속도를 기록했다. 그리고 51번째 홈런을 바탕으로 100타점-100득점-100볼넷을 달성하기도 했다. 현재 페이스는 60홈런. 일단 5개의 홈런을 추가하면 오 사다하루의 55홈런을 넘어 단일 시즌 일본인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무라카미는 3~4월 6개의 홈런을 치며 나쁘지 않은 스타트를 끊었다. 그리고 5월 9개의 홈런을 보태며 개막 3달 만에 15홈런을 마크했다. 페이스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것은 지난 6월. 무라카미는 6월에만 무려 14개의 홈런을 작렬, 6~9월 34홈런을 때려냈다. 원래부터 잘 치는 타자가 변화를 가져간 것이 주효했다.
일본 '니혼TV'에 따르면 무라카미는 타카하시 요시노부 前 요미우리 감독의 '바뀐 부분을 묻는 질문에 "방망이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무라카미는 방망이 노브(손잡이)가 기존보다 두껍고, 방망이 최상단이 움푹 들어간 것으로 교체했다. 그리고 변화는 절정의 타격감으로 이어졌다.
타카하시 전 감독은 변화된 무라카미의 방망이를 두고 "배트의 중심이 수중에 내려가는 효과가 있다"며 "무게 중심을 낮춤으로써 방망이가 잘 돌아가고, 홈런이 많아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무라카미 또한 "좌·우 투수에 상관없이 투수와 맞붙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페이스가 좋은 상황에서도 구종에 맞는 스윙폼에 변화를 주는 등의 미세한 '조정'도 큰 역할을 했다.
무라카미는 수많은 기록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최연소' 타격 3관왕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니혼 TV'에 따르면 무라카미는 "트리플 크라운을 손에 넣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무라카미의 성적이 기대되는 이유다.
[야쿠르트 스왈로스 무라카미 무네타카. 사진 = 야쿠르트 스왈로스 SNS 캡처, 니혼TV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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