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현종이가 화낸 것 같은데요.”
KIA 김종국 감독은 ‘대투수' 양현종의 8월 부진을 간과하지 않았다. 9월 초에 로테이션에서 한 번 정도 뺄 구상을 밝혔던 바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양현종은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다. 심지어 8월31일 대전 한화전서 6이닝 5피안타 5탈삼진 3볼넷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김종국 감독이 양현종을 한 차례 로테이션에서 건너뛰게 할 생각을 한 건 8월 부진이 체력과 연관됐을 수도 있다는 배경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1일 광주 삼성전을 앞두고 “체력 때문은 아닌 것 같다”라고 했다.
심지어 김 감독은 웃으며 “현종이가 화낸 것 같다”라고 했다. 실제 양현종이 누구에게 화를 냈는지, 정말 진심으로 그랬는지 확인하긴 어렵다. 그러나 양현종의 이닝이팅, 등판 욕심은 ‘찐’이라는 게 또 한번 확인됐다.
모든 투수가 이닝 소화를 중시한다. 특히 에이스라면 자신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져 불펜투수들의 에너지를 비축시키고, 기왕이면 팀 승리를 이끌면서 최대한 팀에 좋은 흐름을 만들어주려고 하는 마음이 강하다.
양현종의 타이거즈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은 정평이 났다. 자신의 욕심이 아닌, 팀에 대한 로열티다. 결과를 떠나 일단 꼬박꼬박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많은 이닝을 던져야 에이스 역할의 ‘기본’을 한 것으로 생각한다.
즉, 양현종에게 한 차례 등판을 건너뛰는 건 에이스 역할의 ‘부정’을 의미한다. 용납될 수 없는 것이다. 8월의 마지막 상대가 한화였다. 그래도 건재를 과시하며 왜 휴식이 필요없는지 입증했다. 이제 9월에 안정적인 피칭으로 KIA의 5강 안착을 이끌면 된다. 6일 울산 롯데전서 9월의 스타트를 끊는다.
김종국 감독은 “현종이가 심리적으로 편해지면 하는 바람이다. 다음 등판부터 더 잘할 것으로 기대한다. 아무튼 이닝에 대한 욕심, 등판 횟수에 대한 욕심이 많은 투수다. 아프지 않고 이닝을 많이 던지는 투수가 있으면 감독으로선 좋다. 현종이는 외국인투수급으로 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올 시즌 양현종은 평균자책점 3.79로 17위다. 승률도 64.7%로 아주 높은 편은 아니다. 그래도 147⅓이닝, 퀄리티스타트 15회로 모두 리그 9위다. 특히 2014년부터 올 시즌까지 8시즌 연속(미국에서 뛴 2021년 제외) 규정이닝을 채웠다. 올 시즌만 보면 리그 최강투수는 아니다. 그래도 커리어 전체를 보면 대투수인 건 확실하다.
[양현종과 김종국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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