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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2020시즌 처음 마운드에 서게 된 선수가 맞을까 의문이 들 정도다. 이제는 롯데 자이언츠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나균안은 지난 2017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았다. 입단 전 '초고교급 포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포수로서 빛을 보지 못한 나균안의 이름을 제대로 알린 것은 안방마님 역할이 아닌 투수였다.
나균안은 2020시즌 앞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 부상을 당했고, 수술대에 올랐다. 구단에서 '강한 어깨'를 지닌 나균안에게 투수 '겸업'을 제안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나균안은 투수로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숙고 끝에 투수로 포지션을 완전히 '전향'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나균안은 지난해 23경기에서 1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41의 성적을 거두며 투수로 성공적인 1군 데뷔 시즌을 보냈다. 올 시즌 활약은 더욱 두드러진다. 나균안은 군말 없이 선발과 불펜을 오가는 '마당쇠' 역할을 수행, 올해 35경기에서 3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3.83으로 활약 중이다.
시즌 나균안이 마운드에서 보여준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8월부터 선발 투수로 보직을 전환한 뒤에는 '언터처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투수 전형 3년차'라고는 믿을 수가 없다. 특히 8월 이후 성적이 눈부시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많은 승수를 쌓지 못했으나, 8월 이후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 중이다.
기록을 뜯어보면 활약은 더욱 돋보인다. 평균자책점만 놓고 본다면 8월 이후 선발 투수들 중 단독 7위에 올라있다. 나균안보다 뛰어난 '토종 선발' 투수는 안우진(키움, 1.29)과 곽빈(두산, 2.05) 밖에 없다. 해당 기간 탈삼진(29개)도 공동 7위에 올라 있다. 피OPS는 0.584로 5위, 토종 선수 중 나균안보다 앞서 있는 투수는 안우진이 유일이다.
경기 출전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경험을 쌓고, 매 경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나균안이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무엇이 가장 달라졌을까. 나균안은 "선발 투수로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하니 공격적인 피칭을 할 줄 알게 됐다"며 "순간순간 볼배합, 타자와의 수싸움, 강약 조절을 하는 방법이 많이 좋아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투수로서 습득력도 뛰어나다. 최근에는 '안경에이스' 박세웅에게 배운 커브를 매우 잘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나균안의 커브 구사율은 7.1%, 26일 삼성전에서는 5.8%를 기록했다. 그리고 8월 1일 두산전에서는 커브 비율을 17%까지 늘리며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11개) 신기록을 쓰기도 했다.
그는 "KIA전(13일) 이후 전력분석팀을 비롯해 주위에서 커브가 필요할 것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이후 (박)세웅이 형에게 커브를 배워서 던졌는데 괜찮더라"며 "나는 연습 때보다는 경기에서 던져야 구종을 쓸지 안 쓸지를 판단하는 편이기 때문에 곧바로 실전에서 사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나균안은 투수 겸업을 시작한 첫해 퓨처스리그에서 65⅔이닝을 던졌고, 지난해 퓨처스와 1군에서 총 76⅓이닝을 소화했다. 올해는 96⅓이닝으로 벌써 100이닝에 육박했다. 남은 기간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등판한다면 120이닝 돌파도 유력하다. 급격하게 늘어나는 이닝에 의한 부상 걱정은 없을까.
나균안은 "이렇게까지 기분 좋게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좋다. 내겐 이 또한 경험이다. 좋을 때와 안 좋을 때 몸 고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우고 있다. 올 시즌이 너무 행복하다"며 "생각의 차이겠지만, 많이 던져도 다칠 사람은 다치고 안 다칠 사람은 안 다친다는 생각이다. 보강 운동 열심히 하겠다"고 활짝 웃었다.
롱 릴리프로서 활약도 나쁘지 않지만, 이제는 선발이 더 잘 어울린다. 나균안 또한 "시즌 초·중반까지는 보직을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100이닝 가까이 던지다 보니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선발 투수가 좋은 것 같다"며 "팀이 가장 중요한 시기에 보탬이 될 수 있어서 너무 뿌듯하다. 조금이라도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 사진 = 마이데일리 DB]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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