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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50억원이 안 아깝다.
메릴 켈리(34,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한국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큰 화제를 모았다. 최근 잘 나가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시즌 8호 홈런 희생양이 됐기 때문이다.
켈리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5-0으로 앞선 5회말 제이크 크로넨워스에게 우월 투런포를 맞은 직후였다. 볼카운트 2S, 자신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
김하성의 대응이 훌륭했다. 3구 94마일 포심을 파울로 걷어낸 뒤 4구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좌월 솔로포를 뽑아냈다. 올해 켈리 체인지업의 품질은 상당히 좋지만, 그 순간만큼은 김하성의 먹잇감이었다.
그래도 켈리는 7이닝 3피안타 5탈삼진 1볼넷 4실점으로 잘 던졌다. 피안타 3개가 모두 피홈런이라는 게 옥에 티였다. 올 시즌 28경기서 12승5패 평균자책점 2.94. 171⅔이닝을 소화하며 2019년(183⅓이닝)을 넘어 개인 최다이닝을 바라본다. WHIP 1.08 역시 2020년 단축시즌을 제외하면 커리어하이. 통산 92경기서 35승32패 평균자책점 3.85.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8위, 다승 공동 7위, 최다이닝 4위, WHIP 13위다. 에이스 잭 갤런과 함께 애리조나 선발진의 핵심이다. 최근 MLB.com 패널들로부터 모의 사이영상 득표까지 성공했다. 실제로 사이영 레이스에 참전할 정도의 성적은 아니지만, 충분히 성공적인 시즌이다.
켈리는 잘 알려졌듯 KBO 역수출 신화의 원조다. 2018년 SK 와이번스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애리조나와 2+2년, 최대 1450만달러 계약을 맺었다. 일찌감치 +2년 계약을 실행했고, 심지어 올 시즌을 앞두고 2023시즌부터 2+1년 최대 2500만달러 연장계약을 맺었다. 보장된 2년 동안 1800만달러(약250억원)를 수령하는 조건이다.
올 시즌 성적만 보면 1800만달러 계약이 헐값으로 보일 정도의 맹활약이다. 이제 켈리의 ‘역수출 성공사례’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사이의 이른바 ‘AAAA’급 선수들에겐 일종의 성공코스로 꼽히는 실정이다. 현재 KBO리그로 향하는 20대~30대 초반의 외국인선수들은 켈리 케이스를 염두에 두지 않을 리 없다. 그만큼 KBO리그로서도 켈리의 존재감은 특별하다.
[켈리. 사진 = AFPBBNEWS]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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