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사진’ 올린 이준석 향해 정진석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면 안 된다”

▲정진석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 /블로그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국민의힘 정진석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첫 출근길에 자신을 향해 모욕적인 게시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고 한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정 위원장은 뭣보다 이 전 대표가 만든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라는 표현에 대해 “윤핵관이라는 네이밍은 좀 고약한 냄새가 난다. 거기에는 조롱과 분열의 의미가 덧씌워져 있어서 저는 좀 불쾌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 당 모든 의원들이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 뛰었고 그분들 다 윤핵관이고 친윤”이라며 “윤핵관이란 말 좀 언론에서도 제발 그만 써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 위원장은 “윤핵관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데 뭐 이준석 전 대표는 반(反)핵관인가”라고 직격하며 “그런 ‘프레임 네이밍’을 하지 말자. 민주당도 그런 것 안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추가 가처분 신청’을 예고한 데 대해선 “현명하고 지혜로운 판단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면 안 되겠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아직 관계를 되돌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느냐’란 기자의 질문엔 “아무튼 모든 노력을 다 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앞서 이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바견 사진을 올리며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문구를 띄워 같은 날 국민의힘 새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인된 정진석 국회부의장을 저격했다.

이 문구는 누리꾼들이 주로 사용하는 일종의 ‘밈(meme·인터넷상에 유행하는 문화 콘텐츠)’으로 알려졌다. ‘계속된 욕심으로 비슷한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표현으로, 두 번째 비대위마저 친윤계 인사들이 주도하게 된 데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친윤계’인 정 비대위원장과 이 전 대표는 과거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이는 등 ‘악연’을 이어왔다.

지난 6월 지선 승리 후 이 전 대표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다녀오자, 정 위원장은 “자기정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라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이 전 대표도 가만있지 않고 “우크라이나 방문 중 우크라이나 의원들로부터 육모방망이 비슷한 걸 선물로 받았다”라며 정 위원장을 말로 때렸다.

앞서 정 위원장이 2017년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보수 존립에 근본적으로 도움이 안 되는 사람은 육모방망이를 들고 뒤통수를 뽀개야 한다”고 언급한 것을 빗대 조롱한 것이다.

이에 당시 정 위원장은 “정치 선배의 우려를 ‘개소리’로 치부하는 만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냐”라며 이 대표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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