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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타이거즈 차세대 에이스에겐 고민이 있다. 시간이 필요하다.
KIA 좌완 이의리(20)가 차세대 타이거즈 에이스로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덕목은 구속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패스트볼 평균구속 146.2km다. 데뷔 첫 시즌이던 작년(145.4km)보다 0.8km 상승했다.
심지어 7월14일 LG전의 평균구속은 151km였다. 압권의 투구를 펼친 8월25일 LG전서도 148.7km를 찍었다. 경기 중~후반에도 140km 후반, 150km 초반을 거뜬히 찍는 20세 영건의 스태미너는 분명 엄청난 자산이다. 이의리는 스피드라는 장점을 무조건 살리면서 발전해야 한다.
문제는 제구다. 이의리는 최근 제구와 커맨드에 기복이 있다. 13일 광주 키움전서 4⅓이닝 2피안타 7탈삼진 5볼넷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일 삼성전에 이어 두 경기 연속 5볼넷. 4월17일 NC전에 이어 올 시즌 5볼넷 이상 3경기가 있었다.
올 시즌 5사사구 이상 기록한 건 5경기다. 그런데 최근 4경기 연속 사사구를 5개 이상 기록했다. 최근 들어 ‘공짜 피출루’가 늘었다는 의미. 사사구 증가의 부작용은 명확하다. 긴 이닝을 끌고 가기 어렵다. 1일 삼성전과 이날 키움전 모두 4이닝, 4⅓이닝에 그쳤다. 그러나 투구수는 나란히 96개.
스탯티즈에 따르면 9이닝당 볼넷은 작년 5.32서 올해 4.11로 감소했다. K/BB도 작년 1.66서 올해 2.35로 향상됐다. 그러나 작년 후반기 발목 부상으로 표본이 적었던 걸 감안해야 한다. 마침 1일 광주 삼성전 직후 피로 누적에 대비,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결과적으로 제구 고민을 해결할 충분한 시간은 아니었다. 빠른 공을 던질수록 팔 스윙도 빠르니 릴리스포인트가 일정할 확률이 낮아진다. 역사적으로 강속구 영건들에겐 제구라는 숙제가 있었다. 어차피 포스트시즌은 물론 향후 팀 에이스가 될 투수. 일시적인 난조라고 해도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의리와 맞대결한 안우진(키움)도 이 고민이 있었다. 본격적으로 특급 선발투수로 올라선 작년에도 특정구간에 갑자기 공짜출루를 허용해 위기를 맞이했다. 올해 안우진이 리그 최고투수가 된 건 그런 위기를 자초하지 않기 때문이다. 안우진의 9이닝당 탈삼진(10.26)은 2018년 데뷔 후 최고이며, 9이닝당 볼넷(2.51)은 데뷔 후 가장 적다.
안우진도 그동안 노력을 많이 했다. 특히 2020시즌을 앞두고 전임감독의 어드바이스에 따라 공을 쥔 손의 위치를 옆구리 뒤에서 바로 옆으로 수정했다. 팔 스윙이 줄어들면서 어깨에 드는 부하도 낮췄고, 릴리스포인트도 조정하는 효과가 있었다.
이의리는 제구 문제를 해결하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거듭난 안우진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시간이 필요한 난제다. 안우진을 보면 이의리에게도 답이 없을 수 없다. 그 누구보다 장래성이 큰 투수라서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의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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