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지키는 게 훨씬 스트레스다.”
올해 두산은 9위로 시즌을 마칠 분위기다. 그러나 두산은 작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갔다. 2016년과 2018년은 페넌트레이스 1위를 지키는 입장이었다. 2019년은 역대급 대역전 1위의 주인공이었다.
반대로 2017년은 막판까지 1위를 쫓다 2위로 마쳤다. 2020년과 2021년은 중~하위권에 머무르다 막판 스퍼트를 펼친 끝에 3위와 4위로 마쳤다. 그리고 포스트시즌 하위 스테이지를 거쳐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다.
즉, 1위를 지켜도 봤고 1위를 추격해보기도 했다. 김태형 감독은 현재 피 말리는 1위 싸움 중인 SSG 김원형 감독과 LG 류지현 감독, 불 붙은 5위 싸움의 주인공 KIA 김종국 감독과 NC 강인권 감독대행의 심정을 가장 잘 아는 사령탑이다.
김 감독은 김원형 감독과 김종국 감독의 압박감이 류지현 감독과 강인권 감독대행보다 클 것이라고 봤다. 김 감독은 18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둘 다 해보니까 지키는 게 훨씬 스트레스”라고 했다. 지키는 쪽은 무조건 순위를 지켜야 본전이다. 반면 쫓아가는 쪽은 뒤집지 못해도 큰 데미지는 없다.
김 감독은 “1위를 하고 있으면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래서 이기는 게임에 선수들을 더 몰아붙여서 운영하게 된다. 그런데 추격하는 쪽은 무리하게 하지 않는다. 무리하게 투수들을 갖다 붙이다 지면 그게 데미지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결국 무리하는 쪽은 추격을 받는, 순위를 수성해야 하는 팀이다. 역설적으로 지켜야 하는 팀이 총력전을 펼치다 지면 데미지가 훨씬 크다. 반대로 추격하는 쪽은 무리하게 총력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져도 데미지가 덜하다. 그래서 순위는 지키는 팀이 추격하는 팀보다 힘들다.
실제 LG 류지현 감독은 의도적으로 ‘총력전’이란 말을 하지 않는다. 경기운영을 봐도 시즌 초~중반과 큰 차이는 없다. 투수 뎁스가 워낙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리하게 1위를 쫓다 실패하면 그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도 안다,
그렇다고 쫓아가는 쪽의 마음이 편한 건 절대 아니다. 김 감독은 “1위를 하나 9위를 하나 감독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라면서 “쫓아갈 때는 1위 팀의 '기'라는 게 있다. 그게 느껴진다”라고 했다. 실제 1위를 오랫동안 지키던 팀이 시즌 막판 2위 팀의 추격을 허용해도 결국 위기를 벗어나는 경우가 많은 건 그만큼 해당 시즌 객관적 전력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2019년 두산과 SK의 케이스가 ‘역대급 역전극’이다. 그 기적의 레이스를 이끈 리더가 김태형 감독이었다. 과연 올해는 어떨까. SSG와 LG의 1위 다툼 뿐 아니라 KIA와 NC의 5위 다툼도 점점 치열해진다.
[SSG 김원형 감독(위), KIA 김종국 감독(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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