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떻게 보면 200탈삼진은 시작일 뿐이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이 대기록을 작성했다. 18일 고척 NC전서 시즌 200탈삼진을 돌파했다.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4볼넷 4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7이닝 1~2실점을 밥 먹듯 하던 에이스가 모처럼 흔들렸다.
그래도 한 시즌 200탈삼진은 주목해야 한다. 2012년 류현진(당시 한화, 210K) 이후 10년만에 토종투수가 200탈삼진을 돌파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안우진은 류현진, 선동열, 최동원을 줄줄이 소환할 수도 있다.
▲KBO리그 역대 한 시즌 200K 투수
장명부/1983년/220K-역대 최초
최동원/1984년/223K
김시진/1985년/201K
선동열/1986년/214K
최동원/1986년/208K
선동열/1988년/200K
선동열/1991년/210K
주형광/1996년/221K
정민철/1996년/203K
페르난도 에르난데스/2001년/201K
류현진/2006년/204K
류현진/2012년/210K
댄 스트레일리/2020년/205K
아리엘 미란다/2021년/225K-역대 한 시즌 최다K
안우진/2022년/?(18일까지 204K)
키움은 10경기를 남겨뒀다. 20~24일 홈 5연전을 끝내면 원정 5경기만 소화한다. 27일 창원 NC전, 29~30일 인천 SSG전, 내달 6일 대전 한화전, 8일 잠실 두산전으로 시즌을 마친다. 안우진은 23일 고척 두산전 혹은 24일 고척 롯데전, 29일 혹은 30일 인천 SSG전, 내달 6일 한화전까지 세 차례 등판 가능하다.
안우진은 204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이닝당 0.87개의 삼진을 잡았다. 최소 6~7개의 삼진을 잡아낼 경우 225탈삼진 안팎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작년에 미란다가 세운 한 시즌 최다 탈삼진을 넘어설 가능성이 충분하다. 컨디션이 좋으면 7~8개, 10개까지도 잡는 걸 감안하면 미란다를 넘어 KBO 역사에 이름을 새길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될 경우 최동원의 223K, 선동열의 214K, 류현진의 204K를 넘어선다는 의미다. 물론 안우진이 이들의 탈삼진 개수를 넘어선다고 해서 이들보다 뛰어난 투수로 거듭났다고 보긴 어렵다. 안우진은 엄밀히 말해 작년부터 에이스급으로 올라선 투수이며, 수년간 꾸준히 검증을 받아야 ‘광현종’을 잇는 KBO리그 톱클래스 투수로 인정받을 수 있다.
더구나 홍원기 감독은 시즌 내내 안우진의 탈삼진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중요한 건 탈삼진이 아니라 에이스로서 팀을 이길 수 있게 하는 역량이라는 걸 수없이 강조했다. 삼진보다 긴 이닝을 효율적으로 막는 게 중요하다며 냉정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안우진이 올 시즌을 기점으로 ‘에이스 모드’로 진입한 건 확실하다. 어쩌다 한 경기 흔들린 뒤에 다음 경기서 보란 듯이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며 타자들의 혀를 내두르게 했다. 177이닝, 퀄리티스타트 21회, 특히 7이닝 이상 2실점 이하 초특급 퀄리티스타트만 13회다. 아직 완투승과 완봉승만 없을 뿐, 완투패도 한 차례 기록했다.
안우진이 특급투수로 거듭나는데 탈삼진 능력이 결정적 무기가 된 게 사실이다. 삼진을 의식하면 안 되지만, 안우진처럼 157~158km 패스트볼에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의 빼어난 커맨드까지 보여주면 삼진을 많이 잡을 수밖에 없다. 안우진의 200K와 미란다 기록 도전이 의미 있는 이유다.
또 하나. 안우진이 앞으로 KBO리그에서 200K를 몇 차례 달성할 것인지도 관심사다. 선동열이 세 차례, 최동원과 류현진이 두 차례 기록했다. 안우진은 장기적으로 이들의 대업에 도전할 만한 유일한 KBO리그 투수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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