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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고시엔 구장의 한신 팬들로부터 큰 한숨이 흘러 나왔다"
멜 로하스 주니어는 지난 시즌에 앞서 한신 타이거즈와 2년 총액 550만 달러(약 76억원)에 계약을 맺으며 KBO리그를 떠났다. KT 위즈에서 뛰었던 4시즌 동안 132홈런 409타점 350득점 타율 0.321 OPS 0.981을 기록, 정규시즌 MVP를 품는 등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첫 시즌은 실망 그 자체였다.
로하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제때 일본 땅을 밟지 못했다. 시즌 준비에 당연히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로하스는 데뷔 첫 타석을 시작으로 21연타석 무안타로 침묵하며 한신 역대 외국인 최장기간 무안타 불명예를 떠안는 등 60경기에서 8홈런 타율 0.217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제대로 시즌을 준비했으나, 올해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심각한 부진으로 입지가 좁아진 로하스는 1군보다는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하지만 7월 타율 0.250 OPS 0.806으로 성적이 조금씩 좋아지더니 8월에는 4홈런 13타점 타율 0.328 OPS 0.977의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로하스의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기 시작하자 일본프로야구계 관계자와 현지 언론에서는 높은 몸값만 삭감한다면 리그에 잔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9월 다시 성적이 바닥을 찍으면서, 재계약에 관련된 이야기는 쏙 들어갔다.
로하스는 며칠 사이 타격감이 완전히 떨어졌다. 선발로 나설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대타로 출전하는 기회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로하스는 9월 10경기에서의 성적은 2안타 1홈런 타율 0.095 OPS 0.422에 불과하다. 엔트리에 있으나 마나 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로하스는 21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의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홈 맞대결에서 대타로 출전하는 기회를 가졌다.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찬스. 하지만 모처럼 찾아온 기회도 살리지 못했다.
로하스는 4-4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2사 2루 끝내기 찬스에서 대타로 들어섰다. 로하스는 히로시마 케무나 마코토를 상대로 2개의 볼을 얻어내며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이후 3구째 포크볼을 흘려보낸 뒤 4구째 높은 직구에 헛스윙을 하며 순식간에 불리한 상황에 몰렸다. 그리고 5구째 낮은 151km 낮은 직구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결국 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신은 연장 11회 승부 끝에 4-10으로 패했다.
로하스의 심각한 부진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일본 '니혼TV'는 경기가 끝나지 않았음에도 로하스가 삼진을 당한 장면을 보도했다. '니혼TV'는 "기대했던 로하스 주니어가 151km 직구를 어이없이 놓쳐 삼진을 당했다"며 "고시엔 구장의 한신 팬들로부터 큰 한숨이 흘러나왔다"고 지적했다.
로하스의 거듭된 침묵을 고려한다면, 8월의 좋은 성적은 일시적인 반등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몸값을 최저연봉 수준까지 깎지 않는다면,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더 이상 살아남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신 타이거즈 멜 로하스 주니어. 사진 = 한신 타이거즈 SNS 캡처]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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