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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이렇게 인생이 급격하게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일까.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구속을 기록한 사나이가 나타났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우완투수 라이언 헬슬리(28)는 작년까지만 해도 평범한 투수였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연도는 2019년. 24경기에 나와 36⅔이닝을 던져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2.95를 남긴 헬슬리는 2020년 12경기에서 12이닝을 던져 1승 1패 1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5.25로 주춤했고 지난 해에는 51경기에서 47⅔이닝을 소화하며 6승 4패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 팀내 불펜에서 비중이 높아진 것에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올해는 인생이 달라졌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51경기에 등판한 그는 특급 불펜이라 해도 손색 없는 내용의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그가 61⅓이닝을 던지며 남긴 것은 9승 1패 18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1.32라는 어마어마한 성적표다. 생애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
헬슬리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불같은 패스트볼이다. 헬슬리는 23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방문 경기에서 8회말 구원투수로 등판, 조쉬 벨의 타석에 무려 104마일(167km) 포심 패스트볼을 던지면서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을 기록한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이전 기록은 헬슬리의 팀 동료인 조던 힉스가 7월 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기록한 103.8마일(167km)이었다.
이날 헬슬리는 김하성에게도 102마일(164km)에 달하는 공포의 패스트볼을 던지는가하면 김하성의 뜬공 타구를 직접 잡으며 이닝을 마치기도 했다. 매니 마차도에게 중월 솔로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1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홀드를 가져갔다.
헬슬리는 불과 2년 전만 해도 김광현의 승리를 날렸던 아픈 기억이 있는 투수다. 김광현은 2020년 9월 15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7이닝제)에서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남겼는데 세인트루이스가 1-0으로 리드하던 8회말에 등판한 헬슬리가 라이언 브론에게 중전 적시 2루타를 맞는 바람에 1-1 동점이 되면서 김광현의 승리가 날아가고 말았다. 세인트루이스는 투수교체를 단행하며 분위기를 바꾸려 애썼지만 케스턴 히우라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1-2 역전패를 당하고 고개를 숙였다. '승리투수 김광현'이 아닌 '패전투수 헬슬리'가 남은 경기였다.
하지만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법. 헬슬리는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최강 불펜 요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광현도 2021시즌을 마지막으로 국내 무대에 복귀해 SSG의 정규시즌 1위를 이끄는 중이다.
[라이언 헬슬리. 사진 = AFPBBNEWS]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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