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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이혼 소송 중 배우자의 외도 증거를 찾기 위해 열쇠 수리공을 불러 남편 소유의 차량 문을 강제로 열고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훔친 자매가 재판에 넘겨졌으나 법원이 선처했다.
25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 이지수 판사는 자동차수색 및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된 A(32)씨와 B(30)씨 자매에게 각 징역 3개월과 6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이다.
A씨는 지난해 3월 외도가 의심되는 남편 C씨와 별거를 시작했고 그해 4월 C씨에게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남편의 외도 증거를 잡기 위해 동생 B씨와 함께 4월10일 오후 11시56분쯤 남편의 여자친구로 의심되는 여성이 거주하는 한 아파트 주차장을 찾았다. 주차장에서 C씨 차량을 발견한 A씨 자매는 열쇠 수리공을 불러 C씨 자동차 문을 열고 차 안으로 들어가 블랙박스 메모리카드 1개를 훔쳤다.
이 일로 A씨는 자동차 수색 혐의로, 메모리카드를 꺼내 나온 동생 B씨는 특수절도 혐의로 기소됐다.
자매는 재판에서 “차량을 A씨가 평소 운행해왔기 때문에 남편 소유라 볼 수 없고, 차 안에 설치된 블랙박스와 메모리카드도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메모리카드 저장 영상을 확인하기 위해서 가지고 나온 것으로 불법 영득 의사도 없었다”고 했다.
이 판사는 “A씨는 별거 당시 집을 나올 때 차량과 열쇠를 주거지에 그대로 뒀고, 차량 명의나 자동차 종합보험도 C씨의 명의로 가입된 이상 차량과 그 안에 설치된 블랙박스와 메모리카드 역시 차량 소유자인 C씨의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별거 통보 후 남편의 부정행위와 관련된 증거수집을 위해 차 문을 강제 개방한 점, 메모리카드에서 C씨의 부정행위로 추정되는 장면을 확인해 이혼 소송의 증거로 제출된 점으로 미뤄 불법 영득의 의사도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다만 “C씨의 부정행위가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권리권 침해나 메모리카드 절취에 대한 위법성 인식이 다소 미약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했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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