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리엘 미란다와 최동원을 지워라.
키움 에이스 안우진은 2012년 류현진 이후 10년만에 토종 200K 시대를 열어젖혔다. 24일 고척 롯데전서 8개의 탈삼진을 추가하며 시즌 212개를 기록했다. 2위 드류 루친스키(NC, 182K)와의 격차가 크다. 탈삼진왕은 확정적이다.
그러나 안우진이 역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세우는 건 어려울 듯하다. 한 시즌 최다 탈삼진은 2021년 아리엘 미란다의 225K. 토종투수의 한 시즌 최다기록은 1984년 최동원의 223K. 11~13개의 격차.
키움의 잔여경기 일정을 보면 안우진이 최대 2회 등판할 여지가 있다. 29~30일 인천 SSG전 중 한 경기, 이후 내달 6일 대전 한화전 혹은 8일 두산과의 시즌 최종전 중 한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올 시즌 7이닝을 밥 먹듯 소화하는 안우진이 두 차례 더 등판하면 11개~13개의 탈삼진을 추가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최근 홍원기 감독의 취재진 브리핑을 종합하면 안우진을 두 경기에 더 내보낼 생각은 없다. 3위에 사활을 건 키움으로선 안우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포스트시즌이다.
안우진이 29~30일 SSG전 중 한 경기에 나서도 내달 6일 한화전이나 8일 최종전 중 한 경기까지 책임지면 포스트시즌 준비가 부담이 될 수 있다. 확정된 건 아니지만, KBO는 내달 10일 혹은 11일에 와일드카드결정1차전을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내달 13일 혹은 14일이다.
키움으로선 당연히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해야 한다. 4위 KT에 단 1경기 앞섰다. KT는 아직 8경기를 남겨뒀다. 결국 키움은 KT의 결과에 따라 순위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3위를 지킬 수도 있지만, 4위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와일드카드결정전이든 준플레이오프든 1차전 선발투수는 무조건 안우진이다. 키움이 와일드카드결정전부터 포스트시즌을 치러야 한다면, 안우진을 6일이나 8일 경기에 내보내는 건 부담스럽다. 키움이 준플레이오프에 안착하면 6일 혹은 8일 경기에 나서도 안 될 이유는 없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서 최대치의 에너지를 발휘하려면 충분한 휴식도 필요하다.
한 시즌 최다 탈삼진은 매력적인 진기록이다. 그러나 어떤 감독이든 명분보다 실리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제 중요한 건 포스트시즌이다. 키움은 안우진-에릭 요키시로 이어지는 원투펀치의 위력만큼은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는다. 가을야구 최대의 경쟁력이다. 두 사람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만드는 게 3위 사수 이상으로 중요하다.
안우진의 가을야구 첫 경기는 와일드카드결정 1차전일까, 준플레이오프 1차전일까. 어느 스테이지부터 등장하느냐에 따라 포스트시즌 전체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에너지가 충전된 안우진을 정상적으로 공략할 팀은 없다. 키움은 당연히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안우진을 투입해 업셋하는 시나리오를 그린다.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대의를 위해 작은 일은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안우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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