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선빈과 KIA 팬들을 절망에 빠트린 결정적 보살이었다.
SSG 간판스타 최정은 KBO리그 현역 최다홈런 1위를 자랑하는 거포이자 레전드 3루수다. 통산 429홈런으로 467홈런의 이승엽에게 38개 차로 추격했다. 빠르면 2023시즌 막판, 늦어도 2024시즌에는 이승엽을 넘어 KBO리그 통산 최다홈런 1위에 오른다.
그런 최정은 알고 보면 수비력과 주루도 좋다. 타격에 가렸을 뿐, 2012~2013시즌에 26홈런-20도루, 28홈런-24도루로 2년 연속 20-20 클럽에 가입했다. 올 시즌에는 12도루로 2013시즌 이후 9년만에 두 자릿수 도루에 성공했다. 발도 느리지 않고, 배터리의 타이밍을 빼앗는 센스도 좋다.
수비도 여전히 우수하다. 35세라서 운동능력이 서서히 떨어질 시기지만, 순발력과 수비범위 등에서 20대 시절과 큰 차이가 없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최정은 WAA 0.513으로 내야수 12위, 타구처리율 91.92%로 내야수 10위이다. 심지어 둘 다 3루수 1위.
그런 최정은 1일 광주 KIA전서 방망이가 아닌 수비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노경은이 2-0으로 앞선 8회말 1사 만루서 김선빈에게 우중간안타를 맞았다. 타구의 체공시간이 제법 있었다. 주자 2명이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이때 타구를 잡은 우익수 최지훈이 3루로 재빨리 공을 던졌다. 어차피 2실점했고, 1루 주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소크라테스도 3루에 들어갔다. 그러자 최정이 재치를 발휘, 공을 잡자마자 2루 커버를 들어온 2루수 김성현에게 송구했다.
타자주자 김선빈이 최지훈의 3루 송구를 확인하고 나름대로 재치를 발휘해 2루 점유를 시도했다. 그러나 최정의 송구가 상당히 깔끔하고 날카로웠다. 김선빈은 2루에서 태그아웃. KIA가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최정의 그 보살 하나로 경기흐름이 KIA로 넘어가지 않았다.
결국 SSG는 9회 오태곤의 결승타로 이겼다. 페넌트레이스 우승 매직넘버 2개를 한꺼번에 삭제하며 잔여 매직넘버도 2다. 결과적으로 최정의 보살에서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반대로 KIA는 8회말에 역전해야 할 흐름이었지만 패배하면서 5위 매직넘버를 삭제하지 못했다. 오히려 6위 NC의 승리로 2경기 차 추격을 허용했다.
현 시점에서 SSG의 최대 아킬레스건은 불펜이다. 투수들의 안정감 회복도 야수들의 수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기대하지도 않은 아웃카운트 1개가 올라가면, 투수들은 힘이 날 수밖에 없다. 최근 다소 흔들리던 노경은도 최정이 고맙지 않았을까. 케미스트리를 더 단단하게 쌓은 것도 수확이다.
[올 시즌 최정의 수비하는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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