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 뒤 세종시 아이누리 어린이집을 방문해 아이들과 시장놀이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따른 추가비용이 거듭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필수시설 중 하나인 대통령실 내 직장어린이집 이전 예산은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지난주 세종시 어린이집을 찾아 “어린이집 환경 개선을 국정과제로 선정해 양육 부담 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대통령실 직원들의 양육 사정조차 제대로 챙기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이 매체에 건넨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대통령실은 집무실의 용산 이전 비용 가운데 ‘무궁화 어린이집’(청와대 내 직장 어린이집) 이전 예산의 반영 여부를 묻는 질문에 “기존 청와대 무궁화어린이집은 이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련 예산은 편성되지 않았음을 알려드린다”고 답했다.
서울 종로구 궁정동에 위치한 무궁화어린이집에서 용산 대통령실까지는 7㎞ 거리로, 혼잡시간을 피해도 차량으로 30분 안팎의 시간이 걸린다. 대통령실 집무실 이전을 졸속 추진하면서, 아이를 키우는 대통령실 직원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220여명의 영유아를 수용할 수 있는 무궁화어린이집은 결원으로 현원이 120여명가량이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한 ‘응급처방’으로 직원 자녀들을 용산 국방부 직장어린이집에서 수용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두고선 법 위반 소지가 제기된다. 현행 영유아보육법과 시행규칙을 보면,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할 수 없는 사업주는 지역의 어린이집과 위탁기간, 보육비용을 정해 위탁계약을 맺도록 하고 있는데, 대통령실은 국방부와 위탁계약을 맺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통령실 직원들이 이곳에 아이를 맡기려고 해도, 국방부 쪽에서 ‘공석’이 생길 때에만 입학 승인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문제다. 현재 국방부 직장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대통령실 직원 자녀는 6명에 불과하다.
권칠승 의원은 “대통령실 직장어린이집이 처한 문제는 일·가정 양립 지원이라는 직장어린이집의 설치 목적과 배치된다”며 “예산안 심의시에 보육대책 마련에 나서고, 대통령실의 위법 행위는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