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윤욱재 기자]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에게 진짜 마지막 시간이 다가왔다.
이대호는 일찌감치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할 것임을 선언했고 KBO가 주관하는 은퇴투어에 나선 역대 두 번째 선수로 기록됐다. 은퇴를 예고한 올 시즌에도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332 23홈런 100타점으로 활약한 이대호는 KBO 리그 통산 1970경기 타율 .309 2198안타 374홈런 1424타점을 남겼다.
이대호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롯데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이대호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을 개최한다.
이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이대호는 이날 경기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은퇴 경기에 나서는 소감 등에 대해 전했다.
다음은 이대호와의 일문일답.
- 오늘 심정이 어떤가.
"떨리고 기대된다. 아쉽기도 하다. 나를 보기 위해 많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
- 야구장에 오기 전에 가족과 한 이야기가 있나.
"딸이 아파서 아침에 병원을 다녀왔다. 딸도 긴장이 풀렸나 보다. 감기에 걸렸다. 딸이 아파서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 은퇴가 실감나지 않을 것 같다.
"아니다. 은퇴투어를 하면서 실감을 하고 있었다. 팬들의 사랑을 느끼면서 '진짜 은퇴하는구나'라는 것을 느꼈고 10월 8일이 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빠르게 왔다. 좋은 결과로 보답하고 웃으면서 떠나겠다"
- 오늘 경기에서 꼭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정말 없다. 후배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한국에 돌아와서 정말 우승을 하고 싶었는데 후배들에게 짐을 맡기고 도망가는 느낌이다"
- 내일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은퇴투어를 준비하면서 잠을 많이 못 잤다. 내일 일요일이고 월요일도 공휴일이라 집에서 푹 쉴 생각이다"
- 특별 유니폼은 마음에 드는지.
"유니폼이 마음에 든다. 빨간색을 좋아한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예쁘게 디자인이 나왔다"
- '이제 진짜 마지막이다'라고 느낀 순간은.
"경기 전에 진짜 마지막 연습을 했다. 또한 후배들에게 말을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은 다 한 것 같다"
- 야구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올림픽, 아시안게임, WBC 등 국가대표로 나갔을 때 기억에 남는 순간은 많다. 돌이켜보면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성적이 좋지 않아 한국에 들어와서 비난을 많이 받았는데 힘들었던 기억이라 더 기억에 남는다. 좋은 기억도 많지만 그보다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나빴을 때다. 그 허무함이 크다. 선수들은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다. 지고 싶은 선수는 없다. 분명 이기고 싶어 한다. 앞으로 후배들이 국가대표로 나가서 성적이 좋지 않아도 위로해주신다면 한국야구가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
- 아쉽게도 롯데에서 우승은 못했지만 일본에서는 우승을 경험했는데.
"소프트뱅크에서 우승했을 때 같이 고생한 선수들과 샴페인을 터뜨리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내가 사랑한 롯데에서 우승했으면 더 많이 울었을 것이다. 부산 팬들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후배들에게, 그리고 팬들에게 미안하다. 후배들이 더 노력해서 롯데 팬들이 염원하는 우승을 꼭 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은퇴 시즌인데도 정상급 활약을 했다.
"마지막까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것이 팬들이 사랑해주신 믿음에 보답하는 일이라 생각했다. 올해는 운이 좋았다. 찬스도 많이 왔다"
- 롯데에서 최동원의 11번과 더불어 영구결번이 됐다.
"최동원 선배님 때문에 야구를 하기 시작했고 선배님의 정신력이 후배들에게도 간다면 빠른 시일 내에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배님의 희생정신이 없었다면 우승도 없었을 것이다. 후배들에게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무조건 뛰어야 한다는 마음이 기본이었다"
- 훗날 롯데에 지도자로 돌아올 꿈도 있는지.
"기회가 된다면 롯데로 돌아와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 최근 강민호, 손아섭 등 후배들이 은퇴를 아쉬워 하는 멘트를 했다.
"(강)민호는 삼성에 있으면 안 되는 선수다. 손아섭도 그렇다. 롯데에 뼈를 묻어야 하는 선수들이다. 떠날 때 마음이 많이 아팠을 것이다. 정말 힘든 시절부터 동고동락했는데 두 선수가 롯데에 없다는 자체가 선배로서 마음이 안타깝다. 민호가 삼성에 있지만 잘 했으면 좋겠다. 아섭이도 정말 열심히 노력한 선수다. 앞으로 롯데 선수들이 다른 팀으로 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야구 인생을 점수로 매긴다면.
"50점이다. 개인 성적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롯데의 우승을 하지 못하고 떠나기 때문에 감점 요인이 크다"
[롯데 이대호가 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되는 LG-롯데의 경기를 위해서 출근하면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 = 부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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