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50대 한인 업주 이씨(오른쪽)가 10대 강도들이 휘두른 흉기에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씨의 딸은 온라인 모금 사이트에 이씨의 사연을 올렸다. /‘고펀드미(GoFundMe)’ 캡처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지난 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자바시장에서 50대 한인 업주가 미성년자 강도의 흉기를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아빠를 ‘영웅’으로 추모하는 딸의 글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폭스뉴스 등을 인용한 국민일보 보도에 따르면 LA경찰국은 LA에서 가발 상점을 운영하던 50대 남성 지난 1일 오후 1시쯤 가게에 침입한 17세 2인조 강도 중 한 명이 휘두른 칼에 여러 차례 찔려 현장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상점 주인은 해당 지역에서 20년간 가발을 판매한 한국인 이민자 이두영(토미·56)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사연은 지난 딸인 채린씨가 5일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올린 글을 통해 알려졌다.
딸은 “사랑하는 우리 아빠, 지금이라도 집 문을 열고 ‘공주’하고 나를 부르면서 들어올 것 같은데 아빠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게 현실이 아닌 것 같다. 평소처럼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문득 눈물이 앞을 가린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나에게 더 나은 세상,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아는 사람도, 가족도 없는 이 머나먼 땅에서 얼마나 열심히 살아왔는지 잘 안다”며 “미국에 와서 아빠랑 같이 산 7년이 나에게도, 아빠에게도 선물 같은 시간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딸에 따르면 이씨는 최근 5년간 가게를 운영하면서 수차례 도둑 피해를 겪었고 그때마다 직접 대치하다가 부상을 입었다.
딸은 매번 울며 아빠를 말렸지만 이씨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딸은 “이번에 소식을 듣고 아빠 가게에 갔더니 이웃들이 울면서 ‘토미는 자신을 위해 싸운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를 걱정해서 그러신 거다. 자기라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런 범죄가 계속 늘어날까 봐 그걸 막기 위해서’라고 하시더라”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빠는 올바른 일을 한 거고, 사람들은 그걸 기억해줄 것”이라며 “아빠가 날 얼마나 많이 사랑했고 나는 또 얼마나 아빠를 사랑했는지 주변 사람들 모두가 아니까 행복한 기억만으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이씨 부녀의 사연에 누리꾼들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멋진 사람을 잃었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추모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목표 모금액이었던 5만 달러(한화 약 7000만원)는 이틀 만에 8만4000달러(한화 약 1억2000만원)로 달성됐다.
현장에서 도망쳤던 10대 강도들은 결국 경찰에 붙잡혔다. LA카운티 검찰은 지난 5일 17세 남성과 17세 여성을 각각 1급 살인 및 2급 강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보석금 없이 구금됐다.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