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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김건호 기자]"고우석이 말을 참 안 듣는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는 이대호의 은퇴 경기기도 했다. 결과는 3-2 롯데의 승리로 끝났다.
8회초 특별한 맞대결이 펼쳐졌다. 2001년 투수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던 이대호가 은퇴 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LG는 대타로 고우석 카드를 꺼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류지현 감독은 "이대호가 투수로 나올 것을 대비해 우리도 최고의 투수를 대타로 내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지현 감독의 선택은 고우석이었다.
고우석은 1B2S 상황에서 이대호의 4구 127km/h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다. 타구는 투수 이대호에게 향했다. 이대호는 빠른 반응 속도로 공을 잡은 뒤 1루수 전준우에게 공을 건넸다. 고우석이 아웃된 뒤 이대호와 고우석은 포옹을 나눴다. 이후 이대호는 1루수로 이동했고 구승민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9일 우천 취소된 잠실 KT 위즈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류지현 감독은 "이대호 등판 소식을 기사 보고 알았다. 이대호와 연관성 있는 선수가 있는지 찾으려 했는데,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와 가장 강한 마무리 투수를 연관시키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류지현 감독은 고우석이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한 가지 당부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을 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고우석은 투수 앞 땅볼로 아웃됐다. 류지현 감독은 "(고)우석이에게 치지 말라 했는데 쳤다. 정말 말을 안 듣는다"라며 "아마도 고우석이 칠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는데 역시나 했더라"라고 웃으며 전했다.
류 감독은 지난 올스타전 때 고우석과 이대호의 맞대결 때문에 이번 맞대결이 성사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올스타전에서 고우석은 이대호를 삼진으로 잡았고 이대호는 고우석을 향해 엄지를 치켜들었다. 류지현 감독은 "올스타전 스토리 때문에 결정한 것은 아니다"라며 순위 싸움이 끝난 뒤여서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그는 "순위 싸움이 확정이 안 났으면 그럴 일 없었을 것. 그랬다면 롯데가 우리에게 이득을 주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LG 고우석이 8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LG-롯데 8회초 대타로 등장해 깜짝 투수 변신한 이대로를 상대로 투수 앞 땅볼을 때리고 있다. 사진 = 부산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건호 기자 rjsgh2233@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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