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없어 신민아와 난감했는데…" 이병헌, 올 타임 레전드 ★의 가장 달콤한 순간 [27th BIFF](종합)

[마이데일리 = 부산 김나라 기자] 데뷔 30년 차가 훌쩍 넘은 톱배우 이병헌(52)이 17년 전으로 돌아가 추억에 젖었다.

9일 밤 부산 중구 비프광장로 롯데시네마 대영에선 영화 '달콤한 인생'(2005)의 '커뮤니티 비프 마스터톡' 행사가 진행됐다. 이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일환으로 개최, 게스트가 관객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는 동시에 실시간으로 소통을 나누는 양방향 코멘터리 픽처 쇼. 연출자 김지운 감독과 주연 이병헌이 참석해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병헌은 '달콤한 인생'에서 조직 두목 강 사장(김영철)의 내연녀 희수(신민아)를 감시하다 흔들리는 선우(이병헌)를 맡아 인생 캐릭터를 쓴 바.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작품 중 하나인 만큼, "이번 행사가 뜻깊고 의미 있고 너무나 기쁘다"라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표출했다.

그러면서 이병헌은 "'달콤한 인생'이 개봉 초반 때만 해도 인기가 별로 없었다. 신민아, 김지운 감독님과 2,000석 짜리 상영관에서 무대인사를 한 적이 있는데 거의 텅텅 비어있고 한 3~40명 정도만 계셨다. 그 장면이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 이게 무슨 일인지, 정말 난감했었다"라고 '웃픈'(웃기고 슬픈) 일화를 전했다.

이어 그는 "일방적으로 저희가 말하는 게 보통 진행 방식이지 않나. 근데 그때는 관객분들과 대화를 주고받았다"라면서 "이번 행사 덕분에 17년 전 제 어릴 때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라고 밝혔다.

김지운 감독은 "이병헌의 가장 아름다운 때를 담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라고 남다른 의미를 강조하기도.

이에 이병헌은 "감독님이 이 말씀을 프로모션 때도 계속하셨었는데, 그때는 이게 무슨 뜻인지 몰랐다. 왜냐하면 극 중에서 제가 멜로를 찍거나 멋있는 척하며 나온 게 아니라, 피투성이 비주얼에 헤어스타일도 신경 쓰지 않고 액션으로 너덜너덜한 모습으로만 나왔으니까. 그래서 당시엔 아름답다는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오늘 보니 이제야 알 것 같다"라고 색다른 감회를 이야기했다.

이병헌은 "17년 만에 '달콤한 인생'을 다시 봤는데, 이렇게 오래된 영화인데도 역시 연출 덕분인지 하나도 촌스럽다는 생각이 안 들었다"라며 "오히려 지금 개봉해도 관객분들이 너무나 좋아할 수 있는 영화이겠구나 싶더라. 굉장히 세련된 감정, 연출, 그림, 음악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그런 영화인 것 같다. 제가 출연했지만 굉장히 자랑스러운 작품이다"라고 내세웠다.

그는 "사실 예전 영화를 보며 얼마나 쑥스럽고 얼굴 빨개지는 순간이 많을까 걱정했다. 민망한 장면이 보이는데 생각보다 괜찮더라. 연기의 능숙, 능란함의 차원이 아니고 뭔가 되게 신선하고 싱싱한 느낌이 든다. '아 저런 마음으로 했구나' 새록새록 기억이 나고 오히려 새로웠다"라고 거듭 얘기했다.

또한 이병헌은 최근 근황을 밝히기도. 그는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가 끝나고 나서 계속 쉬고 있다. 그간 못했던 일들을 하고 나름 친구들도 만나고 편하게 지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병헌은 "아직까지 어떤 작품이 당장 앞에 있진 않다"라면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즌2를 내년에 촬영한다는 것 정도만 확정되어 있다. 그전엔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라고 언급했다.

[사진 = 부산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달콤한 인생' 스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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